“헤어지고 다시 헤어져도, 나는 또 그대겠죠”
작년 가을에
이미 너도 졸업하고, 그곳을 떠난 지 몇 달이 되었는데
다시 갔었잖아
너도 없는데
“가슴을 떼어 놓은 채 살 순 없나요
아무런 느낌도 없는 채로”
그냥, 왠지 그래야 할 거 같았어
왠지 가서
잘 있었냐고,
그동안 내가 없어서 많이 그립진 않았냐고
물어봐야 할 거 같았거든
“눈물을 닦을 힘도 숨 쉴 힘도
이제는 나 없죠”
그래서 돌아가서 나
되게 씩씩하게
네 빈자리 속으로 걸어 들어가 잠시 머물렀거든
나 왔다고, 나 돌아왔다고
나라도 이제 여기 있으니
우리의 못다 한 마음 한이 되지 않도록
“그대는 숨죽여 속으로 울겠죠
나보다 더 힘들겠죠”
있지 그때
내가 마지막으로 들른 곳 중 하나가
너희 집 앞이었어
정문에서 걸어가면 5분 되려나, 학교에서 가깝던
골목길을 틀어 조금만 안으로 들어가면 있던
아파트라고 하기에는 그런
아지트 느낌의 주택이었는데
“다음이 또 있다면 그땐 늦지 않게
마음껏 더 사랑할 텐데”
차마 문 앞까지는 못 가고
대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서서
이제는 새로운 주인이 생겼겠지만, 네 방 창가가 있던 2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수많은 사람 중 한 명일 뿐인데
하나 잃었을 뿐인데”
그 자리에서 하염없이 울었던 거 같다
그냥, 그렇게 펑펑
눈물이 너무 많이 흘러서
손등으로 눈을 닦으며
“세상이 비틀대고 아무 일도 아무 생각도
난 할 수가 없죠”
너무 보고 싶어서
너무 많이 보고 싶어서
네가 정말 너무 많이 보고 싶어서
그렇게 한참을 울다가
그곳에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마음을 다 비우고 왔는데
“내가 살아온 모든 행복을 더해도
우리의 짧은 날만 못하죠”
쏟아내지 못한 눈물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인지
가끔 이렇게
네 생각에 또 눈물이 나고는 해
“어떻게 잊을까요
어떻게 견뎌낼까요”
고마워
한동안은 이런 네가 참 밉고
이런 내가 참 힘들고 그랬는데
“나는 기도해요 사랑이 우스운 나이까지
단숨에 흘러가길”
지금 생각해보면
그만큼 소중하고 멋지던 너였기에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바라만 봐도 좋았던 나였는데
욕심이 자라나 이렇게 벌을 받나요”
한평생 살며
여러 번 마음을 주고,
여러 번 사랑을 한다 할지라도
“보낸다는 건 내가 가졌던 거겠죠
한동안 내 것이던 그대죠”
한평생 살며
한 번 있다는 그 첫사랑은
그 한 번으로는 너무 부족한
이런 아련하고 멋진 사람은
“그렇게 잊을게요
그렇게 견뎌낼게요”
그런 사람
그 한 사람
“보내고 또 보내도
헤어지고 다시 헤어져도”
만났으니까
그걸로 나는
충분해
“나는 또 그대겠죠”
Reference. “전부 너였다,” 노을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