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좋아했었어, 그 마음뿐이었어
“근데 지금 돌아보면
그냥 그런 사람이었잖아
지금 만나는 친구가 훨씬 좋은 사람이고”
“그렇지”
누군가 떠나면 더 좋은 사람이 온다는 말이
정말 그런 걸까, 정말 그렇게 될까 궁금해서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오랜 기다림 후 좋은 사람을 만난 친구에게
그 시절의 그 사람과 지금의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다
그렇구나, 정말 더 좋은 사람이 오는 건가 보다 결론을 내리려던 순간
“근데 그때는
그 사람을 단순히 정말
좋아했던 거 같아
정말 좋아했었어
그 마음뿐이었어”
지나간 사람은 대개
언제 행복했냐는 듯이 안 좋은 말들과 함께 기억되거나
혹은 언제 함께 했냐는 듯이 모든 의미와 함께 잊혀지는데
그 시간을 정직하게 기억하는 네 말이
“그때는 그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했었어
그때는 정말 좋아했었어”
비록 지금 더는 알지 못하더라도
비록 이제는 다른 사람과 함께일지라도
그 시간을 정직하게 기억하는 네 말이
“진심이었어”
있잖아
나도 너 좋아했었어, 많이
시간이나 공간, 환경이나 조건
그 무엇 하나 중요하지 않을 만큼
진심으로 좋아했었어
그 마음뿐이었어
그동안 내가
착각했었나 봐
너를 점점 미워하는 게
네가 점점 미워지는 게
너를 잊어가는 정답일 거라고
“근데 그때는
그 사람을 단순히 정말
좋아했던 거 같아”
근데 있지
다시 돌아보면 그저
너를 좋아하는 마음이었어
그 시절의 내가 너에게
진심인 마음뿐이었어
“정말 좋아했었어”
그래서 고마워
시간이 아무리 많이 흐른다 한들
그 시절의 너는
오로지 나의 사람이었으니
그 시간도, 그 마음도,
모두 나에게 주었으니
“그 마음뿐이었어”
그 시절의 네가
사람을 잘못 본 것이 아니라
사람을 제대로 본 것이라는 걸
그 시절의 그 사람은
따뜻했고, 든든했고, 편했으며
그 시절의 그 사람을 만나던 너는
그저 좋아하는 마음뿐이었다는 걸
오늘의 네가
더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해서
그때의 너까지
그러하지 아니했다 할 필요는 없다는 걸
“그때는 그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했었어
정말 좋아했었어
그 마음뿐이었어”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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