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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요일은 쉽니다 Jan 23. 2017

정말 좋아했던 거 같아

정말 좋아했었어, 그 마음뿐이었어



“근데 지금 돌아보면

그냥 그런 사람이었잖아

지금 만나는 친구가 훨씬 좋은 사람이고”


“그렇지”


누군가 떠나면 더 좋은 사람이 온다는 말이

정말 그런 걸까, 정말 그렇게 될까 궁금해서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오랜 기다림 후 좋은 사람을 만난 친구에게

그 시절의 그 사람과 지금의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다

그렇구나, 정말 더 좋은 사람이 오는 건가 보다 결론을 내리려던 순간


“근데 그때는

그 사람을 단순히 정말


좋아했던 거 같아


정말 좋아했었어

그 마음뿐이었어”


지나간 사람은 대개

언제 행복했냐는 듯이 안 좋은 말들과 함께 기억되거나

혹은 언제 함께 했냐는 듯이 모든 의미와 함께 잊혀지는데


그 시간을 정직하게 기억하는 네 말이


“그때는 그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했었어

그때는 정말 좋아했었어”


비록 지금 더는 알지 못하더라도

비록 이제는 다른 사람과 함께일지라도


그 시간을 정직하게 기억하는 네 말이


“진심이었어”



있잖아

나도 너 좋아했었어, 많이

시간이나 공간, 환경이나 조건

그 무엇 하나 중요하지 않을 만큼

진심으로 좋아했었어

그 마음뿐이었어


그동안 내가

착각했었나 봐

너를 점점 미워하는 게

네가 점점 미워지는 게

너를 잊어가는 정답일 거라고


“근데 그때는

그 사람을 단순히 정말

좋아했던 거 같아”


근데 있지

다시 돌아보면 그저

너를 좋아하는 마음이었어

그 시절의 내가 너에게

진심인 마음뿐이었어


“정말 좋아했었어”


그래서 고마워

시간이 아무리 많이 흐른다 한들

그 시절의 너는

오로지 나의 사람이었으니

그 시간도, 그 마음도,

모두 나에게 주었으니


“그 마음뿐이었어”


그 시절의 네가

사람을 잘못 본 것이 아니라

사람을 제대로 본 것이라는 걸

그 시절의 그 사람은

따뜻했고, 든든했고, 편했으며

그 시절의 그 사람을 만나던 너는

그저 좋아하는 마음뿐이었다는 걸


오늘의 네가

더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해서

그때의 너까지

그러하지 아니했다 할 필요는 없다는 걸


“그때는 그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했었어


정말 좋아했었어

그 마음뿐이었어”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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