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약속을 네가 더는 기억을 하지 못한 게
“한 번 헤어지자고 한 사람이
두 번 헤어지자고 하지 못 할까?”
덤덤한 척 던진 질문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는 답을 기대하며
“아니, 이번에는 아니야
진지하더라, 확신이 있더라고”
오랜만에 셋이서 만난 약속에서
네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런 게 어딨어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지”
라고 말했지만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나의 불안한 마음이
근거 없는 마음이어서
“마지막으로 얼굴 보고 정리하려고…
온 거 아니지?”
고개를 저으며
네 눈을 보고서
네 손을 잡고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 불안함을 들키지 않으려
내가 너도
불안하게 만들어버렸구나
“딱 한 가지 네가 알았으면 하는 게 있다면
헤어지지 않을 거라는 거야
그럴 일은 없을 거야”
이맘때쯤이다
우리가 오랜만에 다시 마주 볼 수 있었던 게
그리고 이맘때쯤이네
그럴 일은 없을 거라 약속했던 게
이제는 일 년 전이구나
그 약속을 네가
더는 기억을 하지 못한 게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