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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요일은 쉽니다 Mar 24. 2016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

그 약속을 네가 더는 기억을 하지 못한 게



“한 번 헤어지자고 한 사람이

두 번 헤어지자고 하지 못 할까?”


덤덤한 척 던진 질문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는 답을 기대하며


“아니, 이번에는 아니야

진지하더라, 확신이 있더라고”


오랜만에 셋이서 만난 약속에서

네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런 게 어딨어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지”


라고 말했지만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나의 불안한 마음이

근거 없는 마음이어서



“마지막으로 얼굴 보고 정리하려고…

온 거 아니지?”


고개를 저으며

네 눈을 보고서

네 손을 잡고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 불안함을 들키지 않으려

내가 너도

불안하게 만들어버렸구나


“딱 한 가지 네가 알았으면 하는 게 있다면

헤어지지 않을 거라는 거야

그럴 일은 없을 거야”



이맘때쯤이다

우리가 오랜만에 다시 마주 볼 수 있었던 게


그리고 이맘때쯤이네

그럴 일은 없을 거라 약속했던 게


이제는 일 년 전이구나

그 약속을 네가

더는 기억을 하지 못한 게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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