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이혼하자

헤어지자고 말하는 것

by 달항아리




화가 나면 툭툭,

분노를 감추기 어려운 사람인 걸 알았지만


먼저 집에서 나가라고 하거나, 이혼하자고 하는 건 남편이었다.

이번에도, 그 사람은 나에게 말했다.

나랑은 말이 통하지 않으니 이혼하자고.

대화가 안 된다고.



그래, 서로 동의하는 부분이다.

그래 맞지 않지, 대화는 늘 당신이 일방적으로 통제하고 결정했으니까. 나는 따르는 사람이었다. 그에게 늘 말해도 그는 나를 항상 타이르거나 설득했다. 나중엔 강요로 바뀌었다.


그 말들이 쌓이고 쌓여 상처를 받고 , 그 상처가 벌어지고.

미처 치유하지도 못했을 때 그는 나에게 억지로 안으며 화해를 청했다. 나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의 행동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넌 5분 만에 감정정리가 되는구나?

나는 달라.. 너랑 다른 사람이야.

무언가 하려면 준비를 해야 하고, 결정하려면 길게 걸려.

마음을 정하고도 흔들리는 사람이야.

근데 이렇게 화해하고 싶지 않아,

몸만 부대끼면 풀어질 거라는 아주 단순한 생각과 착각은

나에겐 안 통해, 내 마음은 이미 부서질 대로 부서졌어..



이번엔, 나는 달랐다.

이미 3년 전 내가 아니니까…


나는 조금씩 정리해 왔다.

마음도 몸도, 하나씩 그에게 마음을 보냈다.

그리고 각각 분류했다.


고마웠던 것,

미안했던 것.

그리고 미웠던 것들..



나는 그리고 그에게 충분히 많은 걸 주려고 했다.

아이들도, 경제적인 것들도.


하지만 헤어지는 마당에 그는 내가 사랑해고 존경했던 남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내가 이 이혼의 중요한 가해자며 죄인취급에,

아이들 앞에서도 나의 욕을 서슴없이 했다.


마지막까지 그는 매너가 없었다.


나도 그 모습을 보면 더 힘들어질걸 알기에. 전부터 소송을 준비했다.

소장을 작성하면서도 그를 걱정했다.

받으면 많이 아프겠지..


놀랍고 힘들 거야.




헤어지면서도 그에게 미안했다고, 고마웠다고 말한 내가 바보 같았다.


근데, 그래도 고마웠어.

미안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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