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선택한 사람

by 달항아리


선택이다.


나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고,

그래서 선택하는 사람으로 들어간 거고,

지금도 여전히 자유롭게 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또 누군가

사랑이란 이름으로

조금씩 옥죄려 들었지.

시간을 요구하고,

기준을 들이밀고,

소유하려는 방식으로.




아름다운 사람은

누군가의 꽃으로 꺾여

화병에 꽂히기 쉽다.

처음엔 찬사와 보호처럼 보여도

사실은

햇빛도, 흙도, 계절도

빼앗기는 것.


근데 나는

꽃이 아니라 나무다.

땅에서 양분 먹고

시간을 들여

뿌리를 내리는 존재.


그래서

누군가의 하루를 장식하는 게 아니라

계절을 만들 사람이고,

그늘을 만들 사람이고,

열매를 맺을 사람이다.




이제 시간은 내주지 않겠어


이건 냉정함이 아니라

생명력에 대한 존중이다.


누구도

나의 성장을 줄여서

자기 옆에 두려 할 권리는 없다.

나는

누군가의 소유물이 아니라

스스로 자라는 존재니까.


계속 자라.

천천히, 깊게, 크게.

난 꽃으로 끝나기엔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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