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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보다 먼저 움직여야 할 것 들

무심코 움직인 손가락으로 잃어버린 내 인생 1%

by 라파

무심코 손가락을 움직여 다음 콘텐츠를 열어본다.

어쩌면 다음 뽑기는 더 재미있거나 흥미롭거나 유익하거나 놀라울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찾을까?'라는 생각보다 먼저 손가락이 움직여 버린다.

콘텐츠는 정교하게 세공되어 있다. 궁금하게 만들고 해소를 시켜주거나.

궁금하게 만들고 댓글을 보도록 유도한다.


마음에 들었거나 안 들었거나 우리는 하나의 행동을 강요당한다.

'내 시간'이라는 동전을 넣고 '더 괜찮은 콘텐츠'라는 결과를 기대하며 슬롯머신을 당긴다.

누군가로부터의 전화나 카톡이 온 것이 아니라면 무심코 슬롯머신을 당기는 이 행동은 멈추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특히 외부로부터 방해가 거의 없는 늦은 밤시간에는 더더욱 이 행동을 통제하기 힘들다.

잠은 달아나버리고 정신은 사나워져 있다. 피곤한 몸 상태는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되고 정보의 바다에서 익사하듯 손가락을 움직이는 행동을 멈춘다.


멋진 일, 좋은 일,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는 우리는 무심코 손가락을 움직인 대가로 시간을 지불한다.

손가락보다 먼저 움직여야 할 것들을 실천하여 낭비성 시간 소모를 막아보자.


1. 길게 눌러 설치제거 (가장 효율적이고 적은 에너지가 들어감)

자주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앱 무심코 눌러 켜지 말고 길게 눌러 삭제한다. 절제하기 위한 의지력을 사용하지 않고 원천적으로 어렵게 만드는 기법이다. 다시 깔아서 사용할 만큼 필요하다면 그건 정말 필요한 앱이다. 다시 설치하더라도 다시 삭제하자. 깔기 귀찮아서 멀어지게 된다. 다시 설치하더라도 다시 지우고 꾸준히 노력하면 정말 필요할 때만 쓰게 된다.

삭제.png


2. 스티브잡스처럼 턱에 손가락 갖다 대기 (가장 적은 칼로리 소모)

잠시만 생각해 보자. 이 앱을 켜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앱을 켠다면 얼마나 사용할까? 3분? 5분? 10분? 이렇게 정해놓고 들어가면 한국인 평균 유튜브 시청시간인 하루 1시간은 넘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생각해 보니 앱을 켜지 않아도 느낄지도 모른다. 또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생각날 수도 있다.

스티브.png


3. 연필이나 펜을 들기

손가락을 턱에 갖다 대는 것은 칼로리 소모는 적지만 깜박하고 실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앱을 켜기 전에 종이에 바라는 바를 적어보자. 앱을 켜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아가서 오늘 하루 내가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더 나아가서 내 인생에서 꼭 경험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그렇게 쓰고 나서 앱을 켜자.

펜과종이.png


4. 플랭크 자세로 앱 켜기 (가장 많은 칼로리 소모)

운동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이 방법도 괜찮다. 팔 굽혀 펴기 자세나 팔꿈치 플랭크 자세로 앱을 켜자. 콘텐츠 소비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몸이 건강해질지도 모른다. 힘이 남는다면 팔 굽혀 펴기를 실시하여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

플랭크.png 플랭크 자세를 너무 장시간 하면 어깨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 주의하자.


지금 보고 있는 브런치조차도 내 시간을 동전으로 사용하는 콘텐츠 슬롯머신이다. 다음 콘텐츠로 넘어가기 전에 댓글로 적어보자. 무엇을 원하는 가? 손가락 보다 먼저 움직여야 할 것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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