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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희철 Feb 03. 2019

아보카도. 이렇게도 먹어보셨나요?

이수역 올라아보. 먹어보는 아보카도의 이것저것.

아보카도. 낯설고 맛있는 그 이름

아보카도, 애호박을 썰어놓은 것 같은데...

배, 사과, 딸기, 복숭아. 적어도 이 과일들을 먹어보지 않았거나 모르는 한국인은 없을 것 같다. 이 과일들을 생각하면 아삭거리는 식감, 단맛, 적절히 신맛이 떠오른다. 배, 사과, 딸기에 대한 기억은 나의 기억이 시작된 때부터 시작된다. 그만큼 익숙한 맛과 느낌이다.


'아보카도' 


이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이 4년전쯤이었던 것 같다. 그때 나는 열대 과일하면 망고, 뷔페에 가면 있는 해동된 드래곤후르츠(이른바 용과), 코코넛 정도 밖에는 몰랐다. 아보카도. 한국어 이름도 아닌 것이, 그 생김새도 짐작이 가지 않았다. 두리안은 워낙 악명(?)높아서 그 이름은 들어봤으나 냄새 탓에 먹어보지는 않았다.


아보카도를 처음 먹어본 것도 그 즈음이었다. 지금이야 샐러드 전문점이 많지만, 그때는 샐러드전문점이 적었고, 아마도 멕시코 음식을 하는 식당에서 에피타이저처럼 먹어봤던 것 같다. 처음 먹어본 아보카도는 단맛이 강한 것도 아니고, 상큼한 느낌도 아니었다. 뭐랄까 자른 애호박처럼 생긴 것이 막상 씹어보면 잇몸으로도 으깰 수 있을 정도인 단단한듯 부드러운 식감이다. 말하자면 녹색버터같은 느낌이었다. 


이걸 왜 먹을까? 
생각했지만 가끔 그 맛이 생각났다.

원산지가 남미인지라 멕시코 음식점에는 웬만하면 아보카도 요리가 메뉴에 있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롤에 많이 들어간다고 한다.(생각해보니 기름많은 참치살과 비슷한 식감이다.) 미국 내 아보카도 생산의 거의 대부분을 캘리포니아에서 해낸다고 하니 캘리포니아의 아보카도는 제주도의 감귤(보다는 비싸니까 한라봉)같은 존재구나 멋대로 생각하고 있다.


샐러드 전문점 어게인리프레시의 연어& 아보카도 샐러드.


이런 아보카도를 한국에서 대중적으로 먹기 시작한지 정말 얼마 안됐다. 요 몇년 새 샐러드(샐러드볼, 포케 등)와 생조리 식품을 먹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아보카도에 대한 수요도 많아진 것 같다. 아보카도는 '기름진' 음식과도, 풀풀하고 아삭한 생조리 음식에도 잘 맞는 것 같다. 


아보카도 어디까지 먹어봤니? 이수 올라아보.


짤막한 평 : 아보카도가 메인이 되는, 멕시칸 요리와 신선한 샐러드들. 아보카도를 정말 좋아한다면 꼭 가보길 추천함.


가격 - 대체로 단품 메뉴들이 1만 2~3천원대에 형성된다. 2인 식사시 지출금액 3만원대 정도를 예상하면 좋다.

 - 신선한 아보카도를 쓴다. 5점만점 척도라면 4점을 주고 싶다. 멕시칸 스타일 요리가 많다. 생조리 음식도 많다.

서비스 - 서빙과 계산 등에서 잘 기능하는 서비스. 특별한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언제가도 사람이 많은 탓이다.

찾아가는 길 - 이수역 7번 출구에 붙어있는 이마트와 가까이 위치. 이수역이 넓어서 단번에 찾기는 쉬울 수 있으나 가는 길이 고되지는 않다. 

공간편의성 - 공간이 20평 내외다. 어쩔 수 없이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5인 이상의 단체 식사는 좀 어려울 수 있다. 2~3명이서 가는 것을 추천한다. 화장실은 매장 밖에 있으나 상가 건물 내부에 있다.

분위기 - 해변에 열대 나무로 만든 나무집 느낌. 녹색 시그니쳐 컬러를 쓰는 하와이안 스타일(?)이다.


홀리아보 매장은 하와이(가본 적은 없지만..!) 해변에 있을 법한 식당 같다. 서핑 장면이 반복 상영되는 LCD와 홀 천장에 도는 팬은 휴양지에 온듯한 착각을 준다. 하지만 이 밖은 번잡한 도심이고, 옆에는 동대문엽기떡볶이가 있다. 그만큼 내부 분위기가 바깥과는 좋은 의미로 이질적이다.


이제 메뉴를 보자.

안녕, 아보카도!

'Hola'는 스페인어로 안녕이라고 한다. 멕시코도 스페인어 문화권이니 이 집의 정체성은 멕시코 요리인가 한다. 다만 전세계의 다양한 메뉴들을 선보인다고 하니 기대감을 가지고 메뉴판을 봐야겠다.

앞서 언급했듯, '아보카도'를 대중적으로 먹는 문화의 확산은 다양한 샐러드/생조리 음식의 대중화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멕시코 요리와 더불어, 아보카도를 활용한 샐러드 종류가 제법 많다.

아보카도 연어 샐러드 정도를 제외하고는 올라 아보카도는 기본적으로 '멕시코' 음식이 주가 된다. 물론 예외도 있다. 아보카도 '덕후'들을 위해 원없이 신선한 아보카도만! 올린 메뉴도 있다. 

'아보카도 플레이트'는 아직 안먹어 봤다. '그릴드 아보카도'는 한국에서 아보카도를 일반적으로 생으로 잘라 먹는 것을 생각할 때 익숙하지는 않은 메뉴다. 역시 아직 안먹어봤다.

마실 것과 세트메뉴.

멕시칸 요리집이기에 데낄라를 취급하긴 하지만, 독한 술을 한 병 다 마실 정도의 분위기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손님이 많고, 웨이팅이 있는 집이기 때문에 샷, 칵테일이나 와인 한잔 정도가 좋은듯하다. '아보리타'는 이렇게 생겼다.


'아보리타'


데낄라 베이스 칵테일이라고는 하지만, 쓴 맛이 그다지 강하지 않고, 도수도 그렇게 높지 않은듯 하다. 음식을 방해하지 않는 맛이다. 올라아보는 기왕 아보카도를 전문 취급하는 곳이니, 주문해보자. 기름진 멕시칸 음식과 잘 어울린다.


'아보카도 그릴 파히타'


이 메뉴의 메뉴판을 찍는 것을 깜박했다. 뜨겁게 달군 그릴 위에 새우, 고기, 아보카도, 각종 살사 소스를 얹은 메뉴이다. 또띠아에 직접 싸먹으면 된다.


'아보카도 그릴 파히타'와 함께 제공되는 또띠아와 소스들. 또띠아는 계속 리필(?)이 된다.

지글지글. 아 또 먹고 싶다.
각종 소스들과 할라피뇨
그릴 위에 고기와 아보카도를 소스에 찍어서 또띠아에 얹습니다.

'루꼴라 베이스 퀘사디아'  

루꼴라에 베이컨이 들어있다. 루꼴라 잎는 소위 말하는 '덕진 맛'을 잘 중화해주기 때문에 멕시칸 요리에 제격인 것 같다. 

아보카도와 베이컨과 루꼴라, 치즈. 재료만 신선하다면 맛없기 어려운 조합이다. 그리고 정말 맛있었다.


'하와이안 아보카도 포케'

약간 비린맛이 나는 '곤약'(?)을 함께 준다. 오메가 3틱한 비린맛인데, 참치 부산물로 만든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정체를 아시는 분은 제보 바랍니다.) 이것만 따로 먹는 것은 추천하지 않고, 밥과 연어, 아보카도, 갖은 양념들을 얹어서 맛있게 먹으면 된다. 

하와이안 아보카도 포케

이 메뉴는 온전히 하와이안도, 멕시칸도 아닌 느낌이다. 옥수수와 렌틸콩, 해초, 병아리콩 등이 들어있다.


'아보카도 고기 부리또볼'

치즈, 나초, 아보카도, 고기 등 갖은 맛있는 재료들을 얹었다. 역시나 생조리에 가깝다. 한 끼 식사로는 성인 남성 기준으로 든든하지는 않을 수 있어서 다른 메뉴와 함께 주문하길 바란다.




'아보카도'


이름도 특이한 것이 어느새 내 주변에는 안먹어본 사람이 없게 되어버렸다.

단 맛도, 신 맛도, 쓴 맛도 아니지만, 아보카도는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한편 '아보카도 먹기' 대중화가 급격히 확산된 현상이라는 점에서 역시나 급격한 대중화가 있었던 훠궈나 양꼬치처럼 확산 과정이 궁금하기도 하다.


올라아보는 한국에서 먹어볼 수 있는 아보카도에 대한 여러 조리법중에는, 가장 대중적인 변주를 해내고 있지 않을까 한다.


아보카도를 먹어보자.

올라아보에서라면 보다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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