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드 Oct 04. 2022

책상에 엎드려

피곤해서 책상에 엎드려 있는 순간이 좋습니다.
오늘같이 빗소리가 차박차박 들려오는 밤이면 더욱 그러합니다.
어서 침대로 가서 눕는 게 현명한 일인 건데
나는 오른팔을 오른 귀에 괴고 쭉 뻗은 채
책상에 엎드립니다.

세상이 90도 기울어지면서
위에서 내리 꽂히던 긴장감이 퇴로를 찾아 순식간에 스스륵 빠져나갑니다.
그리고 내 몸은 어디론가 쑤욱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 드는데
그 기분이 몽롱하니 참 괜찮습니다.
내게 기대 조금만 쉬어도 괜찮다,
책상이 속삭여주는 거 같습니다.

하루 종일 쓴 글을
조금만 더 손보고 잠을 자러 가려합니다.
잘 써야겠다는 생각은 비우려고 노력합니다.
많이 그저 많이 써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보고 싶고
그립습니다.
외롭지만
이 편이 낫습니다.

빗소리가 아까워서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나그네의 은빛수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