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의 태도

[삶을 대하는 가장 오래된 방식]

by 달그림자







나는 어릴 적부터 엄격한 식사 예절 아래에서 자랐다 식탁 앞에 앉을 땐 허리를 펴고 젓가락을 가지런히 들고 밥을 먹는 시간만큼은 어떤 행동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배웠다


그땐 그 규칙들이 내겐 숨을 고르게 요구하는 일 같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모든 예절은 결국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배우는 방식이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지금도 누군가를 볼 때 식사 예절을 무척 중요하게 본다 아무리 고운 말씨를 가졌더라도 그 마음까지 단정하다고는 쉽게 믿지 못한다 하지만 숟가락을 드는 태도만큼은 끝내 드러나고 만다


씹는 소리를 크게 내거나 입 안이 가득 찬 채로 말을 잇거나 젓가락을 느슨하게 쥔 손으로 식탁을 흘려보내듯 움직이거나 식사를 마친 뒤 밀어 넣지 않은 의자 하나를 보면 그 사소한 행위 너머의 성격까지도 어쩐지 함께 보이곤 한다


누군가에겐 사소한 버릇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내게 식사의 태도는 삶을 대하는 태도와 다르지 않다 밥을 앞에 두고 보이는 작은 행동들에는 그 사람의 질서감 타인을 향한 배려 같은 것이 고스란히 묻어난다고 생각한다


예의는 규칙이 아니라 마음의 모양 같다 형식보다 먼저 도착하는 조용한 존중에 가까운 것


나는 여러 번 이 이야기를 꺼내 왔지만 혼자 먹는 시간만큼은 여전히 나에게 중요하다 혼밥일수록 더 정갈하게 먹으려 한다 대충 먹으면 마음도 대충 흘러가고 정성을 들이면 그 하루는 조금 더 곧게 서 있는 느낌이 든다


누군가는 물을 끓이기 전 주전자의 위치를 바르게 놓고 누군가는 의자를 밀어 넣는 그 짧은 순간까지도 자세를 놓치지 않는데 나는 그런 태도를 마음 깊이 좋아한다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밥을 대하는 방식과 닮아 있다고 믿는 건 내가 너무 멀리 생각해 버린 걸까 나는 오늘도 숟가락을 조용히 들고 하루의 마음을 다시 고른다


식사란 결국 말없이 전하는 존중이자 묵묵히 보여주는 성격의 가장 단정한 형태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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