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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shine Apr 22. 2022

사춘기와 갱년기가 만나면

노산일기

그림을 그리다 보니 의도치 않게 나와 남편의 얼굴을 너무 젊게 그렸다는 걸 발견했다. 아이가 8살 때쯤 여행을 가고 싶었으니 그때 즈음엔 나나 남편이나 반백살이 넘어 있을텐데. 어차피 희망을 그리는 그림책이니 내 얼굴에도 과학기술의 희망을 걸어본다.


38살에 나를 낳았던 엄마는 내가 사춘기에 접어들 무렵부터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고로 전신마비에 치매증상이 더해진 시어머니를 수년간 집에서 홀로 모시며 본인 몸도 돌보지 못하다가 건강이 악화되어 자궁적출 수술까지 받았다. 그때 나는 왜 그렇게 철이 없었던지, 엄마가 화풀이 할 곳이 나밖에 없다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나도 엄마도 칼날같은 말들을 쏟아내며 서로에게 상처를 입혔던 시절이었다.


요즘 심리학 관련해서 이래저래 주워들은 것으로는 최근 결혼도 출산도 늦어지면서 나의 사례와 같이 엄마의 갱년기와 자녀의 사춘기가 시기가 겹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조사 결과 자녀들의 많은 수에서 불안 증세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엄마와 비슷한 나이에 아이를 갖게 된 나도 비켜갈 수 없는 일이고 그러한 상황들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까 고민도 하게 된다.


아이가 커감에 따라 부모의 그릇을 키우는 것은 정말 필연적인 숙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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