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언가를 하면
"그 나이에 그걸 해서 뭐 해?" 하고
묻는 친구가 있다.
그러면 나는 "그냥 좋으니까" 하고 답한다.
그럼 친구는 "그 좋은 걸 하면 뭐가 되는데..?"
딱히 뭐가 되길 바라고 한 건 없었다.
그냥 한다. 좋아서.
그리고 그 시간이 즐거우니까.
시작할 때마다 무언가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앞선다면 시작도 전에 흥정하는 시간만
길어질 뿐이다.
그 친구 말대로 오십 대의 나이인데,
그러면 좋아하는 걸 할 수 있는 나이이지 않나.
매번 이유를 달아야 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시작이나 할 수 있을까?
좋아하는 것만으로도 그 시간은
참 좋은 시간이다.
오히려 생각지 않은 좋은 소식을 가져다준다.
결혼 전 넥타이 디자이너로 경력을 쌓은 적이 있다.
결혼하면서 오랫동안 손 놓았던 그림 그리기를
아이패드라는 신세계를 만나면서 장르는 다르지만
그림 그리기를 시작하였다.
내 만족으로 그리고 올렸던 작품에 소통의 댓글들이 달리고 전시의 기회도 갖게 되었다.
그렇게 소소한 행운들은 삶을 더 풍요롭게
여기게 하였다.
좋아하고 즐기는 것이기에 일부러 마음을 먹지 않아도 되어 저절로 꾸준함도 쌓였다.
꾸준함은 성장과 발전의 힘이 된다.
인생의 장년기에 접어들었으니 벗 삼아
꾸준히 할 취미가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장년기의 나이에서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탐구하고
비울 것은 비우고
가져갈 것은 가져가는 분별이 있어야 할 것이다.
좋아하는 것이 생겼다면
그냥 해보자.
해봐야 아는 것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