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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요 May 18. 2020

날 사랑해야 할 사람들은 자주 바빠서

나는 자주 혼자였다.

날 사랑해야 할 사람들은

주말도 없이 바빠서

나는 자주 혼자였다.



피아노가 있는 거실, 분리된 부엌, 그 사이엔 기다란 식탁과 높은 의자.

예원이랑 예원이 엄마랑 나랑 그곳에 앉아 두 손을 잡고 기도를 하고 먹었던 밥.



예쁜 접시, 흰색 레이스. 곱디고운 예원이 엄마.

그런 걸 떠올리며 우리 집 접이식 식탁을 펼치고 티브이보며 식사를 했다.



날 사랑하기로 약속한 사람들은

사랑하기로 한 것들이 참 많아서,

나는 자주 외로웠다.



내가 참 바쁘던 겨울, 너를 보러 오산에서 용인으로 가던 길.

삼십 분의 만남마저 좋아, 곱절의 시간을 견뎌내던 성에의 입김.

바쁘지도 않은 그가 오지 않음에 의문을 표하지 않던 귀갓길과 수많은 막차에서의 시간.



도무지 혼자 사랑할 방법을 몰라서,

뒤 돈 자들을 향해 달려가던 날들.



날 사랑하기로 한 사람들은

취미로 날 사랑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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