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목휴 Nov 12. 2021

PMO를 하며 배운 것들(4)

사일로(Silo)를 없애라!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느낀 것은 임시적인 조직인 프로젝트 속에서도 일반적인 회사 조직에서 흔히 보이는 Silo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회사 조직에서의 Silo현상은 흔히 '부서 이기주의'와 관련지어 설명되는데 반해, 프로젝트에서의 Silo 현상은 정치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단순히 '연결성이 끊어진 상태'라고 봐야할 것 같다. 파트 별로 전문가들이 들어와서 일을 하다보면, 본인이 맡은 영역에서 특정 시각을 가지고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분명 각자 열심히 최선을 다해 일을 해도 프로젝트 전체를 보면 마치 천쪼가리를 어설프게 기워놓은 것처럼 합이 안맞아 전체적인 퀄리티가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도 규모가 크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협력하는 구조로 되어있어 처음부터 Silo 현상이 발생할 소지가 다분해 보였다. 


같은 고객의 요구사항을 들어도 

기획이 보는 시선이 다르고, 

데이터 하는 사람들이 보는 시선이 다르고, 

시스템 하는 사람들이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 다르고, 

인프라하는 사람들이 포커스하는 부분이 다르다. 


그래서 Integration 관리의 중요성이 처음부터 강조됐었던 것이었다. 처음에는 이게 뭔가 싶었지만, 사일로 현상들을 직접 지켜보게 되면서 '이 역할이 정말 중요하긴 하구나' 하고 공감을 하게 되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살펴보니, 나타날 수 있는 disconnection의 경우는 여러가지가 있었다. 

1) 업무 바운더리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으로 인해 같은 일을 여러 파트에서 동시에 하는 경우 (중복)

2) 그로 인해 아무도 하지 않은 영역이 발생하는 경우(누락)

3) 고객의 요구사항에 대한 가정(assumption)을 서로 다르게 가져가서 작업물의 결이 완전히 어긋나는 경우  

4) 파트 간 선후(input-output)관계를 간과하다가 의도치 않은 지연(delay)이 발생하는 경우 


그런데 이런 부분을 예방하거나, 조기 해결하는 일은 각 파트원들이 하기가 어려운 일이었다. 다 각자의 영역에 깊이 몰입하고 있기 때문에 파트 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프로젝트 전체를 조망하는 PM이나 PMO에서 모니터링을 하고 적시에 개입하는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었다. 


아래의 내용은 내가 사일로 현상을 발견하고 해결하기 위해 했던 몇 가지 행동들이다. 


같은 일을 여러 파트에서 동시에 하고 있거나 누락이 있는 경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회의를 통해 파트 간 업무 범위를 조정한다.

누락이 발생했을 때는 누락된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히 정의하여 업무를 분장하거나 

PMO가 직접 각 파트 별로 추가적인 인풋을 받아 누락 부분의 산출물을 만들어 전체에게 배포한다. 

 

작업물의 결이 어긋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파트별로 주요 산출물이 나오면 반드시 전체 프로젝트원 대상으로 공유하는 자리를 만든다.
이 때에 해당 산출물이 각 파트의 업무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혹은 활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이끌어낸다. 

기대되는 산출물에 대한 템플릿과 가이드를 제공하고, 
적어도 두 사이클 정도 돌면서 어긋난 부분에 대해 피드백을 제공하여 합을 맞춘다. 


파트 간 선후관계를 놓치고 있는 경우, 

사실 PMO 입장에서 세세하게 파트 별 태스크의 선후관계를 파악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각 파트 담당자는 본인의 일이 지연되지 않기 위해 어떠한 조치가 필요한지 알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A 파트가 어떤 결정을 하지 않으면 B 파트의 일이 완전히 중단이 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일을 진행하다보면 이런 경우가 종종 발생하지만 당사자들은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한다. 분란이 일어날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PMO는 이슈 리스트를 주기적으로 취합하고 바틀넥에 대해 자유롭게 소통하도록 독려하여야 하고, 

발견된 이슈를  잘 정리하여 전체 회의를 통해 공론화 시켜 함께 해결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프로젝트를 구성하는 여러 개의 톱니바퀴들이 서로 협력하여 조화로운 무늬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찰하여 어긋나고 벌어지는 부분들을 그때 그때 끌어다 맞춰놓는 역할이 PMO가 프로젝트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임을 알 수 있었다. 

 




작가의 이전글 PMO를 하며 배운 것들(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