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를 주문하는 요즘 말
자기 방에 있던 준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뭘 달라는 건지, 갑자기 왜 명령조로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
“엄마, 나 지금 유행하는 노래 따라 부른 거야~”
… 이게 노래라고?
참 이상한 노래도 다 있다.
아이 말로는 햄버거를 주문하는 내용이란다.
막내가 부르는 외계어 같은 가사를 듣고 있자니,
진짜 일론 머스크 말대로, 얘들은 화성으로 이민 갈 세대인 것 같다.
친구들과 함께 부르니, 더 재밌어서 금방 외웠다며 얼굴에 장난끼가 가득이다.
지금은 밈(meme)이 유행이다. '밈(meme)'은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인 유전자'(1976) 책에서 처음 언급한 개념이다. 유전자인 'gene'처럼, 문화도 모방을 통해 전파된다는 뜻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지금의 '밈'은 더 이상 이론적인 개념이 아니다. 그냥 '유행' 그 자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예전엔 TV나 라디오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나온 말들이 유행이었다. ‘영구 없다’, ‘소는 누가 키울 거야’ 같은 것들. (저만 아는 거 아니지요…?) 그런데 이제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같은 플랫폼에 올라오는 짧고 자극적인 영상인 '밈'들이 유행을 만든다.
요즘 십 대 청소년은 하루 8시간 넘게 인터넷을 사용한다는 통계도 있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재미있는 영상을 반복해서 보게 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다 보면, 너도 나도 보게 되고, 백만 유투버도 탄생하나보다.
준서가 이렇게 빠르게 흡수하는 밈 문화를 그대로 둬도 될지 고민된다.
사실, 또래 친구들과 유행을 공유하며 느끼는 연대감은 아주 중요한 경험이다.
나도 학창 시절 “흥부가 기가 막혀~”를 친구들과 부르며 깔깔대던 기억이 있으니까.
하지만, 밈 중엔,
연예인이나 사회 이슈를 다룬 부정적 내용도 있다.
왜곡, 편견, 심지어 가짜 뉴스가 섞여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내 기준을 세우기로 했다.
준서가 웃고 즐기는 건 괜찮다.
하지만 누군가를 조롱하거나 사실을 오염되게 퍼뜨리는 내용이면, 사정없이 멈추게 하자.
지금은 일단, 지켜보자.
사실...
"햄부기우기 함부르크"라니,
햄버거를 부르는 모습이 너무 귀엽잖아!
이 재미 좀 더 누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