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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어 모지민 May 25. 2023

바람바람

나는 바람직한 모습으로 일어났다

적당히 새롭고 적당히 개운하다

아울러 모모도 침대에서 나오며 아침을 외친다

이 아침을 노래해

이 노래를 노래해

나는 이러하고 이러하는데

너는 저러하고 저러하구나

오늘도 너의 목소리를 들어

오늘도 너의 발소리를 들어

들을 수 있고 만질 수 있어

사랑해 여전히 사랑해

분명히 있어줘 분명히

정직한 모습으로 아름다운 모습으로

너는 높이 올라가는 재주가 있어

나는 많이 쌓아놓는 재주가 있어

너는 아무것도 가지려고 하지 않아

나는 아무것도 가지려고만 애를 써

오늘도 해가 쨍하다

봄에서 여름으로 상큼상큼 걸어가고 있다

발이 없는 피아노 소리는 대굴대굴 굴러 멀리멀리 사라진다

들을 수 있지만 만질 수 없어

나는 아직 사라지지 않아

우린 아직 사라지지 않아

수시로 행복해 수시로

슬픔은 잠시야 슬픔은

기억해 가만히 기억해

우리의 하루를 머지않은 내일을

나는 오늘 바람직한 모습으로 일어나 걷는다

너는 네발로 기고 나는 두 발로

아름답게 그저 아름답게

우린 바람직한 모습으로 바람바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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