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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 Apr 27. 2023

유방암 6년 검진 3일차

메인 유방갑상선 초음파

아침부터 눈물이 터졌다

눈물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같은 수술을 받은 사람뿐일 것이다


여러 응원을 받았는데도 눈물이 터졌다

그저 속상했다


초음파 침대에 눕는 순간,

선생님의 계획적인지는 모를 질문들이 쏟아졌다


매년 외부에서 찍는 초음파지만

선생님들이 바뀌니 나름 한분만 보는 것을 지양하는 나로서는 이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언제아팠어요?


아아


그럼 희귀병은요?


아아.

.

.

우리의 심문 같은 대화는 어느새 수다로 변하고 초음파 딸깍 소리에 숨이막히는 나의 심장을 선생님께서 진정시켜주고 있었다


가장 피해야한다는 종교.정치 이야기 중 종교를 갖고 있냐는 물음에. 하나님을 믿는다 대답했고

선생님도 같은 신앙을 갖고 있다며

새신자 아닌 새신자처럼 나에게 이것저것 호기심 가득 질문으로 채워가고 있었다


.

.

본게임


특별히 이상은 없네요.

.

.

.

가족 얘기하다가 형제가 많다고 부러워하셨지만

나는 무척 외롭다고 얘기하니

그래! 가족은 엄마가 최고지! 라고

자기도 자식이 있어서 내 자식이 이렇게 아프면 어떨까 마음이 찢어진다 얘기하셨다


그래서 저희 엄마는. 저보다 하루 더 살고 싶대요.


에잇


이렇게 멀쩡한데? 어머니 그건 과하셨다


순간!


날 위로해주러 아니 딴 불안이 침범하지 못하게 어디서 지명받고 온 선생님 같았다.

.

.

.

그렇게 나의 메인 본게임 검사는 끝이났고

.

.

나는 안도의 설렁탕을 혼밥했다



그래


인생은 혼자야


암검사하고 이렇게 혼자 먹는 설렁탕


어떤 위로도 들리지 않는데


나보다 더 아픈 암 두 번으로 여전히 치료받는

우리 연♡ 씨의 파이팅이

나를 외딴 섬에서 건져주었다

.

.

.

어제,


요가샘이


엊그제


혜원씨가


주미가


은영이가


구역장님이 전해주는


응원 메시지


그리고 심리상담을 해 줄


치헌쌤까지


당장


나의 울음을 거둬가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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