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메콩강 투어, 저녁의 여행자 거리
메콩강은 어느 곳에다 카메라를 대도 아름다운 그림이다.
불투명한 강물과 구름 가득한 하늘의 경계가 명확한 그 풍경 속에
노를 젓는 배와 맹그로브가 군데군데 주인공이 되는 이 그림은
한 폭의 아름다운 유채화 같았다.
이른 아침 투어에 참석하기 위해 여행자 거리로 나왔다. 투어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길거리에서 파는 반미 샌드위치와 오렌지주스 그리고 짜다(얼음 녹차)를 먹는다. 오늘은, 우리 스타일의 여행이다. 샌드위치는 우리 돈으로 약 2,000원 정도, 오렌지주스와 짜다는 둘 다 합쳐서 3,000원 정도. 1인당 5,000원으로 아침식사를 해결했다.
여행자 거리의 아침은 부지런함과 여유를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길거리에는 낮은 의자에 앉아 커피와 반미 혹은 쌀국수로 아침식사를 하는 여유로운 사람들이 군데군데 보이고, 오토바이를 타고 쌩하고 달려가는 사람들은 더 많다.
드디어 버스가 왔다. 대부분 서양인들이었다. 20명 정도가 함께 움직였다. 이동하는 동안 들판 풍경이 펼쳐졌다. 논 한가운데 묘지가 있고, 농부들의 일하는 모습이 보인다. 묘지와 일터가 같은 공간에 있다.
빈짱사 라는 절에 들렀다. 스님들이 공양 준비 중이었다. 고요하면서 정확하게 접시를 놓고 식사 준비를 하는 그 행위 자체가 경건한 기도였다.
미토 선착장에 내려 배를 탄다. 이제부터 작은 섬 4군데를 돌아보면서 메콩강을 체험한다. 메콩강 투어는 보트를 여러 번 갈아타야 했다. 큰 강을 건널 때 중간 지류를 건널 때 그리고 메콩강의 처음 지점, 작은 지류를 찾아 올라갈 때 또 보트를 바꿔서 탄다.
벌꿀 체험과 베트남 로컬 작은 음악회도 구경했는데 베트남 전통악기와 전통노래를 들어보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코코넛이 캔디로 만들어지는 과정도 체험투어에 포함되었고 상품들을 살 수 있었다. 벌꿀은 무거워서 살 생각을 못했고, 코코넛젤리는 엿 같은 식감이다. 한 세트 사서 여행하는 내내 입이 심심할 때마다 먹었는데, 뭐 반드시 살 필요는 없다.
점심식사는 작은 보트로 이동했다. 식당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용과 열매가 무척 아름답고 신기했다. 식사 때 나오는 생선은 엘리폰트이어피쉬 라고 하는데, 생선살과 야채를 라이스페이퍼에 싸서 먹으라고 설명해 준다.
이윽고, 마지막 지점은 손으로 노를 저어 가는 아주 작은 나룻배를 타고 물소리와 물속의 풀 숲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귀한 시간이었다.
하이라이트는 메콩강 자체다. 메콩강은 어느 곳에다 카메라를 대도 아름다운 그림이다. 불투명한 강물과 구름 가득한 하늘의 경계가 명확한 그 풍경 속에 노를 젓는 배와 맹그로브가 군데군데 주인공이 되는 이 그림은 한 폭의 아름다운 유채화 같았다. 푸르고 맑은 강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풍겼다.
저녁엔 여행자 거리, 부이비엔 워킹 스트리트를 다시 가보기로 했다. 쌀국수와 코코넛 주스를 먹고 걸어보았다. 이제 곧 세계에서 놀러 온 젊은이들을 받을 준비에 바쁜 사이공 여행자 거리였다. 아침과 낮에 본 여행자 거리는 가라! 밤에야 태어나는 여행자들을 위한 진정한 여행자 거리 포스라 할 수 있다.
신나는 음악이 들리고, 식당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은 신나는 음악에 맞추어 테이블을 세팅한다. 그리고, 손님들을 끌어들인다. 식사 혹은 술을 권한다. 그저, 맥주 한잔 앞에 놓고,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자로서 충분히 들뜨게 만드는 곳이란 생각이 든다.
근처 공사 중이라는 노트르담 성당 쪽으로 걸어보았다. 오토바이 행렬이 장관이었다. 그리고 도착한 성당. 아직 외부는 공사 중이고 내부만 돌아봤다. 성당은 유럽의 성당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무게감과 우아함을 풍긴다. 물론 유럽의 거대한 성당의 화려함에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베트남인들이 막 미사를 마친 후의 온기와 언뜻 보이는 신부님의 뒷모습만으로도 호찌민의 노트르담 성당은 성모님을 섬기는 거룩한 곳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외관이지만 프랑스의 노트르담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야외에 서 있는 성모 마리아 앞에서 두 손 모아 기도하는 분들을 보며, 어디서나 겸손한 기도는 아름답다는 생각을 한다.
성당 옆에는 서점거리가 예쁘게 나 있었다. 설령 읽을 수 없는 책만 가득하더라도 서점이 죽 늘어선 거리는 그 자체로 반갑고 호찌민을 새롭게 보여주는 세련된 공간이었다. 또한 건물 하나하나가 다 개성 있고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었다. 그냥, 책 사이를 걷는 것 자체로 아주 인상 깊은 곳이다.
나는 노트르담보다 이 서점거리가 더 매력적이었다.
2022년 5월 25일, 호찌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