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딴미시장, 호찌민시티투어
식당 아저씨는 우리를 위해 가게 문 밖에서 차가 오기를 기다린 후
차가 건너편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곧장 차를 세워주셨다.
큰 우산 두 개를 빌려주면서 길을 건너게 해 주셨다.
차에 타고나서 우산을 돌려주니 잘 가라고 손을 흔들어 주셨다.
운전기사는 편안하게 또 집 앞까지 데려다주셨다.
세상 참 좋은 사람들만 사는 것 같다.
딴미시장
처음으로 가 본 호찌민의 전통시장이다. 베트남의 여느 시장과 비슷하다. 야채와 과일, 생선과 고기 그리고 생활용품과 먹거리들이 가득이다. 입구엔 꽃이 한가득이고. 어느 나라나 그들의 신 앞에 바치는 경건한 무언가는 꽃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상점마다 가게마다 입구에 작은 제사상을 차려놓고 향을 피우고 각자의 신께 기도를 하고 있었다.
생선과 고기 가게들의 경우, 좀 적나라하다. 닭이나 오리, 돼지고기와 소고기 등 부위별로 날 것 그대로를 펼쳐놓아서 처음에는 저으기 놀랐지만, 곧 익숙해졌다. 비둘기처럼 생긴 새도 있고, 개구리와 두꺼비도 팔았다. 생선의 종류도 많고, 어패류도 다양하다. 생전 처음 보는 종류가 많아 발걸음이 느려졌다. 달걀도 여러 가지 색상과 크기여서 각자 취향에 맞는 알을 골라 살 수 있다. 일 년 내내 따뜻한 날씨여서 가능한 이런 다양한 먹거리를 가질 수 있다는 베트남 땅이 약간 부럽기도 했지만 뭐, 여행으로도 만족이다. 오래전, 아주 오래전 엄마손 잡고 시장에 다니던 때의 그 모습이 아련히 기억나는 듯했다.
오토바이 주차장과 슈가케인 가게.
베트남은 자동차만큼 오토바이가 많은 나라. 시장 안에는 이들 오토바이 주차장이 있다. 한 오토바이가 들어오고 있고, 주차장을 지키는 아저씨가 뭔가 작성한다. 그리고 오토바이를 세워둔다. 죽 늘어선 오토바이 주차장이 인상적이었다.
슈가 케인은 정말 매력 만점인 주스다. 천연의 단맛이다. 날이 더워 얼음을 컵에 잔뜩 담고 그 위로 막 즙에서 짠 케인 즙을 흘려보내 준다. 가격 저렴하고 달달한 슈가케인 주스는 계속 우리들의 애정 하는 음료가 되었다.
풋케어와 왁싱, 스테이크
오늘은 동생과 호사를 누리는 날로 정했다.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경험을 해 보았다. 풋케어와 왁싱이란 것을. 베트남 사는 동생 덕분에 가능했다. 경험상이기도 하고, 돈을 주고 하긴 했지만 내 발과 다리를 가꿔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왁싱은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다. 풋케어는 각질을 제거해 주고 발톱에 예쁜 매니큐어를 칠해 주는 일이다. 동생은 당연히 이런 것들을 해 보지 못했을 언니에게 베트남에 왔으니 해보라고 권하고 나 또한 한국이 아니니 해보고 싶어 진다.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 약간은 평소의 자기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때가 있다. 그래서 용감하게 비키니 수영복을 입어보기도 하고, 높은 계곡에서 다이빙을 해 보기도 하고 말이다.
풋케어를 하는 집주인은 한국인이고 일하는 분들은 베트남인들인데 그들도 한국말을 썩 잘하는 편이었다. 동생이 사는 곳은 7군,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서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가게들이 많다. 또 그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한국인이기도 하다.
스테이크란 걸 한국에서는 언감생심 먹을 생각을 못하는 데 맛있고 근사한 곳이 있다고 해서 동생과 데이트 겸 찾아갔다. 한국에서의 반값 정도로 아마도 평생 경험해 보지 못할 경험을 했다. 점심 특선인데도 가격이 꽤 되었다. 고기도 보드랍고 수프와 샐러드와 감자튀김까지 다 맛있었다. 아마도 경험 자체를 샀기 때문이겠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도 마셨다. 꽤 오랜만에 참으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눈 소중한 시간이었다. 동생이 곁에 있어줘서, 먹고 싶은 것을 함께 먹을 수 있어서 감사한 순간이다.
시티투어버스
1인당 15만 동. 1시간가량. 시청 근처, 렉스호텔 건너편에서 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저녁 무렵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호찌민을 한 바퀴 돌았다. 날이 더워서 밤에 타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시티투어버스는 반드시 2층에 오르는 것이 좋다. 물론 1층에는 에어컨이 있어 시원하지만. 버스를 타면 베트남인들이 쓰는 전통모자를 준다. 이 모자 쓰고 호찌민의 야경을 즐기고 사진을 찍으면 좋은 추억이 된다. 강력 추천!
베트남은 오토바이 행열이 장관이다. 넓은 길거리에서 횡단보도 앞에 차량은 한 줄로 오토바이는 거의 백 대 가까이 촘촘히 파란 불이 켜지길 기다린다. 그리고 이윽고 파란불이 켜지면 마치 물이 흐르는 듯 이동한다. 베트남 사람들은 한 여름인데도 긴 팔을 많이 입어 처음에는 오늘 날씨가 추운 건가? 하고 놀랐다. 하지만 들어보니 햇빛때문이란다. 더 놀랍다. 햇빛 때문에 그 두꺼운 옷을 껴 입다니.
시청 근처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시티투어버스에서 본 야경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가고 싶어 시청 근처를 걸었다. 오페라하우스를 도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 근처 식당으로 들어갔다. 비는 점점 더 세졌다. 기다려도 멈추지 않아 그랩 카를 불렀다. 식당 아저씨는 우리를 위해 가게 문 밖에서 차가 오기를 기다린 후 차가 건너편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곧장 차를 세워주셨다. 큰 우산 두 개를 빌려주면서 길을 건너게 해 주셨다. 차에 타고나서 우산을 돌려주니 잘 가라고 손을 흔들어 주셨다. 운전기사는 편안하게 또 집 앞까지 데려다주셨다. 세상 참 좋은 사람들만 사는 것 같다.
2022년 5월 26일, 호찌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