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100일 프로젝트 진행 중_철인3종

같이 철인 3종 하실래요?

by 나태리

철인 3종 경기 대회_3명의 울음


52명의 선수가 동시에 타원형을 그리며 입수를 시작했다. 철인 3종 경기가 집 앞 호수에서 개최되었다. 새벽에 테니스 두 게임을 마치고 부랴부랴 집으로 향했다. 대회 행사장은 깃발과 신나는 음악으로 가득 차 있었다. 수영복을 입은 외국인 선수가 주변을 뛰어다녔다. 낯선 풍경이었다. 선수들이 워밍업으로 호수에 뛰어들더니 곧이어 경기가 시작했다.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선수들은 마치 물고기 떼가 동시에 이동하는 것처럼 동일 선상에서 물을 튀기며 이동하기 시작했고 반환점을 돌아 결승선에 돌아올 때는 하나둘씩 들어왔다.


곧이어 사이클을 갈아타고 정해진 코스를 돌기시작했다. 물에 흠뻑 젖은 선수들은 헬멧을 쓰고 사이클을 타고 전력질주했다. 관중들이 박수를 치며 격려했다. 수영이 끝나자마자 한 선수가 기권을 했는데, 사이클에서 또 한 선수가 넘어져서 울고 있었다. 아파서 그런 것 보다 경기를 끝까지 참여하지 못한 아쉬움이 더 커 보였다. 수영에서 마지막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아랍에미레이트 선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페달을 밟는다.


선두주자들이 2종류의 경기를 마치고 달리기 레이스로 뛰어들어갔다. 사이클까지 여러 명이 선두그룹을 유지했는데 달리기부터는 각자도생이다. 거리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자기 리듬, 페이스를 잃으면 안 된다. 자기 실력보다 무리하면 경기를 마치지 못할 수도 있다. 경기에 출전한 고등학생을 응원하는 엄마의 모습이 눈에 띈다. 이미 세 번째 페이스에 들어선 아들이 지쳐 보이자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훔친다. 그 모습을 보고 나도 울컥한다. 아이와 관련된 일이면 우리는 모두 다 같이 부모가 된다.


철인 3종 경기 엘리트 경기를 생생하게 관람했다. 한 경기도 마무리하기 어려운 종목을 세 개씩이나 연달아 마무리하는 선수들이 대단해 보였다. 순위와 관계없이 자신과의 싸움에서 그들은 이미 승자다. 멀게만 느껴졌던 철인 3종 경기의 매력에 쏙 빠져들었다. 나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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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3종 경기_태풍의 눈 속에서 달리기


일주일 동안 운동을 하지 못했다. 지난주 시술 아닌 시술을 하는 바람에 물은 몸에 댈 수 없었고 무더운 날씨에 뛸 수도 없었다.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려니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오늘은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덮고, 내가 사는 이곳은 태풍의 눈에 속해 있어 비가 가볍게 내리고 있었다. 미친 사람이 되어야지. 모자를 눌러쓰고 슬슬 뛰기 시작했다. 매번 한동안 쉬었다 뛸 때면 다시 뛸 수 있을까 걱정을 하지만 이내 걱정은 기우라는 것을 알게 된다. 저 멀리서 미친 사람이 하나 더 있었다. 그 사람은 우비를 뒤집어쓰고 뛰고 있었다. 둘 다 교감을 할 사이도 없이 우리는 순식간에 지나쳤다.


빗방울이 심해졌지만 계속 뛰었다. 고인 물에 운동화 한쪽에 물이 튀었고 곧이어 다른 쪽 운동화도 물에 젖었다. 이제 조심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달리는 거다. 아파트에 다다랐을 때 새끼 길 고양이가 나를 피해 덤불 속으로 숨었다. 무아지경에 빠졌다가 현실로 돌아왔다. 기분이 개운했다. 집에 도착하니 비가 거세졌다. 집에 와서 신발을 씻고, 젖은 옷을 세탁기에 걸쳐 놓았다. 신발을 씻는데 탕비실 창문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 들어왔다. 모기장을 걷어내고 바람을 마음껏 들이마셨다. 운동하는데 더운 것보다는 비 오는 날씨가 더 낫다. 내일은 수영장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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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3종경기_10킬로미터_73분 50초


다음 주 토요일 달빛 마라톤 대회가 있다. 저녁 7시에서 9시까지 남한 강변을 10킬로 미터 달리는 코스다. 생애 첫 마라톤 대회이기도 하다. 오늘 시간에 맞춰 저녁 7시가 되어 저녁을 먹기 전 호수를 뛰기 시작했다. 체력이 많이 좋아졌는지 발걸음이 가볍다. 예전에는 발걸음을 옮길 때 땅바닥에 본드로 붙어있는 운동화를 억지로 떼어내는 기분이었다면 오늘은 스카이 콩콩 스프링을 신발창에 달아 놓은 기분이었다. 오랜만에 10킬로를 시도해 보았는데 그동안 달린 것 중 가장 좋은 기록이었다. 티셔츠와 반바지가 땀으로 세탁을 했다. 나 혼자 비를 맞은 듯 얼굴에도 땀이 범벅이었다. 얼굴은 상기되었고 기분은 해냈다는 성취감에 날아갈 듯했다. 본 대회에서는 연습한 만큼 뛰어야지 더 잘하려고 무리하면 안 된다. 월수금은 예정대로 수영을 하고 화목에 2차례 연습을 더 해보고 경기에 임해야겠다.


돌아오는 길에 8시부터 시작되는 분수쇼가 펼쳐지고 있었다. 문득 18년 전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에서 처음 맞이했던 분수쇼가 떠올랐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듯한 움직이는 물줄기가 신기해 보였다. 그 당시에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는데, 요즘 들어 아름다운 광경에도 별로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하지만 오늘 밤에 10킬로를 뛰고 난 뒤 바라본 분수쇼는 벨라지오 호텔의 분수쇼에 10분에 1도 안 되는 규모였지만 내 시야를 완전히 빼앗아 가버렸다. 타이머신을 타고 결혼 전으로 돌아가 분수쇼를 넉 놓고 바라보던 때로 돌아가 있었다. 라스베이거스의 대낮보다 밝은 밤거리를 걷고 있었을 것이다. 나에게도 한 때 그런 때도 있었구나. 달리기가 참 많은 것을 되돌려준다. 몸과 정신 건강은 물론, 기억력도 좋아지고, 추억도 불러주고, 때론 아이디어도 떠오른다. 이래도 안 뛰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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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킬로미터 29분 20초_ 페이스 유지하며 달리기


뛸 때 다리가 무겁지 않다는 것, 그 자세를 계속 유지해서 반복하는 것, 더 뛸 수 있었지만 토요일 대회를 위해서 무리하지 않는 것, 내가 오늘 달리기를 하면서 느낀 점이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 어언 6개월째, 기록과 몸무게가 줄긴 했지만 그리 눈에 띄게 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뛸 때 가볍다는 것, 뛸 때 어떤 자세를 해야 하는지 감 잡았다. 그 감을 유지하면서 반복하면 10킬로는 무난히 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마음뿐일 테니 관절을 생각해서라도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


슬슬 수영과 달리기가 목표치에 다다르는 것 같다. 달리기를 1킬로미터당 7분 내외로 뛸 수 있으면 70분, 수영 1.5킬로 미터를 60분 안에 갈 수 있다면 나머지 자전거로 40킬로미터를 80분 안에 들어오면 철인자격이 주어진다. 이번주 10킬로미터 마라톤 대회가 끝나거든 자전거를 알아봐야겠다. 의외로 철인 3종을 시도할 날이 빨리 다가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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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킬로미터 82분, 13킬로미터 1시간 56분_마의 13킬로


13킬로미터 남았다. 8월 한 달 동안 50킬로미터를 뛰거나 수영하기로 했다. 지키지 않을 경우 과 사람들에게 커피를 사주어야 한다. 우리 과 직원들과 자기 주도 운동 모임을 한다. 한 달 동안 운동량을 스스로 세우고 월말에 스스로 점검한다. 지키지 못할 경우 점심 먹고 나서 커피를 산다. 그냥 한 달에 한 번 과 직원들과 점심이나 먹으려고 시작한 것이 어느덧 일 년이 되어간다. 그리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 남자 직원은 도보 40분 거리를 걸어서 출퇴근하고 있다. 멤버 7명 중 2명이 나를 따라 수영을 꾸준히 하고 있다. 나머지 3명은 각자 상황에 맞게 운동을 하고 있다. 내일은 말일, 자아 점검 시간이 돌아왔다. 이번 달엔 수영을 많이 한 까닭에 목표를 채우기 어려웠다. 수영은 50분 많이 해 봤자 1.5킬로미터였다. 50킬로를 채우려면 매일 수영장에 가도 모자란다. 달리기가 시간 노력대비 가성비가 좋다. 그래서 오늘 나는 큰맘 먹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평소 달리던 거리의 약 3배인 13킬로를 달리기로 했다.


평소에 4킬로를 달리던 나에게 3킬로가 지나면 지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한 바퀴를 돌아도 전체 돌아야 할 반도 미치지 못한다. 지금 한창 달려야 할 때라고 맘을 먹었더니 속도가 제법 붙는다. 어찌 보면 내 상황과도 비슷했다. 예전 같으면 내 나이면 꺾어질 때라 매너리즘에 빠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아직도 인생의 반 이상이 남아있다고 생각하면 여기서 우물쭈물 될 시간이 없었다. 다치지 않을 정도로 조금 더 달려보는 거다. 어쩌면 지금부터가 내 인생의 전성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팔을 들고 앞으로 향해 나아갔다. 비 온 뒤 거미들이 길 통로에 금세 거미줄을 쳐 놓았다. 이 녀석들 생존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두 시간쯤 달리다 보니 바닥에 고여 있던 물도 사라졌다. 깜깜한 밤이라 아무 변화가 없을 줄 알았는데, 자연은 알아서 돌아가고 있었다.


마지막 바퀴가 되자 속도가 느려졌다. 그래도 10킬로미터까지는 좀 더 버텨보았다. 그러고 나서 나머지 3킬로미터는 거의 걷는 속도보다 한 발작국 더 빨리 가는 속도로 발을 움직였다. 가파른 오르막 언덕도 올라가 보았다. 차 선 분리대로 심어놓은 장애물을 하나하나 통과해보기도 했다. 그러고 나서 드디어 마의 13킬로를 돌파했다. 드디어 8월 목표를 이루어냈다. 아니 공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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