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로 뭐하실 거예요?

스피치의 본질이란

by mbly

스피치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보신 적 있으세요?


호흡 훈련 다했으면 이제 발성 훈련 들어가면 될 텐데, 갑자기 뚱딴지같이 스피치의 본질이라니 이상하게 생각하실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 이걸 좀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스피치의 본질이라는 게 뭔지.


왜? 좋은 목소리로 뭘 할 수 있는지, 어떻게 활용을 할지 고민을 해봐야 하거든요.


"아니.. 목소리가 좋으면 나쁜 것보다 당연히 좋겠죠. 무슨 고민까지 해야 하나요?"


이렇게 말씀하실 수도 있겠지만 잠시만 제 이야기 좀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혹시 스피치의 반대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네, 음성언어의 범주 안에서 스피치의 반대말은 저는 ‘잡담’이라고 생각합니다.


잡담의 특징이 뭔가요? 잡담할 때 어떻게 하나요? 네, 의식의 흐름대로, 그냥 나오는 대로 이야기를 하죠. 기승전결이 없어도 괜찮은 게 잡담입니다.


저도 가끔 친구들이랑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전화로 1시간 동안 이야기해놓고 “자세한 건 만나서 이야기하자~” 3시간, 4시간 동안 카페에서 이야기를 했는데, “내일 만나서 다시 이야기하자”


여러분도 이런 적 있으시죠?


잡담을 할 때는 반드시 핵심을 말하지 않아도 되고, 시간만 같이 보내면 됩니다.


그런데요, 스피치는 반드시 기승전결이 있어야 해요. ‘내가 이 말을 왜 하는 거지?’ 하는 목적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 스피치입니다. 목적이 있어야 하니까 의식의 흐름대로 그냥 말하면 안 되고, 준비를 잘해서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자,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어요.



1 대 1로 말할 때는 괜찮은데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건 너무 어려워요.


이건 잡담과 스피치를 구분하지 못해서 하는 말입니다.


이 사람이 말하는 ‘1 대 1’의 상황이라는 건 잡담 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1 대 1로 있으면 꼭 잡담만 하나요? 아니죠. 1 대 1이라도 잡담이 아니라 스피치를 해야 하는 상황이 있어요.


스피치가 ‘준비해서 말하는 말이다’이라는 걸 이해하고, 또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안다면 그게 1 대 1이든, 1대 다수든 다르지 않다고 느낄 겁니다.



예를 한 번 들어볼게요.


잡담이 스피치로 변화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김대리, 오늘은 점심 뭐 먹지? 뭐 좋아해?
참, 오늘 오후에 회의 있지? 몇 시부터지?



상사가 묻는 상황이라고 가정해 볼게요. 이 문장에서 잡담은 뭐고, 스피치는 뭘까요?


네, 다들 맞히셨죠? “김대리, 오늘은 점심 뭐 먹지? 뭐 좋아해?” 까지는 잡담이에요. 그렇지만 “오늘 오후에 회의 있지? 몇 시부터지?”는 스피치입니다.


이게 왜 그러냐면, 앞에 ‘뭐 먹지’ 하는 이야기에는 바로 결론을 내리지 않아도 괜찮아요. 반드시 "오늘 점심은 설렁탕이 좋겠습니다." 이렇게 말 안 해도 괜찮은 거죠.


"음.. 글쎄요. 부장님은 뭐 드시고 싶으세요? 날씨도 좋은데 좀 멀리 나갈까요? 이대리도 같이 가자고 할까요?" 이렇게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닌, 다른 이야기를 꺼내도 상관이 없죠. 왜냐하면 잡담이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결론이 나기도 하고, 결론이 안 났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도 없으니까요. 실컷 뭐 먹을지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결국 같이 점심을 못 먹게 되어도 상관없습니다.


그런데 '오후에 회의 몇 시부터지?' 여기서부터는 답을 명확하게 해줘야 합니다.


"네, 회의 2시부터입니다. 김 부장님, 이 차장님은 1시 45분쯤에 회의실에 도착 가능하시다고 하셨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 질문의 목적에 맞는 답을 정확하게 해줘야 합니다.


분명히 일대일의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거잖아요? 하지만 이 부분부터는 공식성을 띠는 대화, 잡담이 아니라 스피치가 시작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결론을 말하질 않고, "아.. 부장님, 오늘은 김 부장님이 심기가 좀 불편하신 것 같습니다. 이 차장님이랑 지난 회의 때 싸우셨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잡담을 꺼내 버리면, 눈총을 받거나 "아니, 몇 시냐고. 왜 딴소리야?" 이런 말 듣게 되겠죠.


그래서 ‘아, 이거 스피치 상황이네! 목적에 맞게 대답을 해줘야 되네! 결론을 빨리 말해줘야겠네!’ 이렇게 인식만 할 수 있다면 일대일의 상황이든 일대 N의 상황이든 똑같이 대처할 수가 있습니다.


꼭 여러 사람 앞에서의 강의, 강연, 프레젠테이션만 스피치가 아니에요. 목적이 있는 대화, 결론이 있는 말하기면 다 스피치입니다. 바꿔 말하면 스피치의 본질은 목적과 결론이 있는 말하기라는 거지요.


목적이 있다면 스피치!
결론이 있다면 스피치!


이해하셨나요?


그럼 목소리로 돌아와 볼게요.


우리는 지금 잡담을 잘하기 위한 발성연습을 하는 게 아닙니다. 스피치를 하기 위한 발성연습을 하는 거예요. 즉, 어떤 목적과 결론을 달성하기 위한 목소리를 만드는 연습을 하는 거지요.


그러니까 그냥 '목소리가 좋으면 나쁜 거보다 좋잖아요?'라는 마인드로 훈련하지 마세요. '이 목소리로 어떤 걸 해보겠다! 듣는 사람이 어떻게 반응하게 하겠다' 이런 마인드로 훈련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되셨죠?



메인 이미지 출처 : fla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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