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음 해결과 큰 목소리 만들기
좋은 발성을 위한 바른 자세 연습, 톤 잡는 연습, 준비운동까지 같이 해봤는데요, 이번에는 비음을 줄이는 법, 큰 목소리를 내는 방법을 같이 해보겠습니다.
1. 비음을 줄이는 방법
비음에 대한 오해부터 풀고 갈게요. 보통 ‘비음이 난다’라고 하면 부정적으로만 생각해요. 맹맹한 소리라고만 생각하는데, 사실은 아닙니다. 구강과 비강이 함께 울려야 좋은 발성이에요.
구강만 울리면 목을 긁는 듯한 탁한 소리가 나고, 비강만 울렸을 때 맹맹한 소리, 소위 이야기하는 콧소리가 납니다. 함께 울리면 훨씬 풍부한 공명을 얻을 수 있어요. 아나운서들의 청명한 목소리, 양희은 씨의 시원한 목소리 모두 비강과 구강이 같이 울려지면서 나오는 소리지요.
그런데 탁한 소리는 본인이 잘 아는데 콧소리는 본인이 잘 모르는 분이 많아요. 제가 그랬거든요. 특히 앉아서 말할 때, 크게 말할 때, 상냥하게, 생기 있게 말할 때 저도 모르게 톤을 올리고, 톤을 올리면서 바람을 코로만 빼더라고요. 20대, 30대 초중반까지는 콧소리가 없었는데 30대 후반부터 도드라지기도 했습니다.
왜 우리 중년 부인들께서 전화를 받으시거나 공적인 자리에서 이야기를 하실 때 독특한 콧소리를 내시는 거 들어보셨죠?
“네에~?”
"여보세요옹~?"
"안녕하세요옹?"
옛날 드라마에도 많이 나왔잖아요. 집 전화가 있던 시절, 부잣집 사모님들은 항상 "청담동입니다앙~" 이렇게 콧소리를 내며 전화를 받으셨습니다.
그런데 30대 후반의 제가 그러고 있더라고요. “여보세요옹~?”
아마 체력적인 문제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배에서 힘을 줘서 소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체력이 떨어지니 호흡을 깊게 못하고 얕게 하면서 가슴에서만 힘을 주고. 그렇다고 목을 짜낼 수는 없으니까 코를 울리면서 소리를 멀리 보내려고 하는, 그런 이유가 있지 않을까.
저를 돌아보면 그랬거든요. 이걸 깨닫고 나서 음성을 녹음해서 들어보니 정말 티가 많이 났어요. ‘아.. 나 지금 콧소리가 많이 생겼구나!’
그런데 스스로 포착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평소에 우리가 자기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어볼 일이 없으니까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곁에 발성 전문가가 있다면 물어보면 참 좋겠지만 없을 경우, 혼자서도 콧소리 여부를 찾는 방법, 과한 콧소리를 내고 있다면 그걸 고치는 방법. 네 있습니다.
말을 하는데 '히응'하는 느낌이 드는지, 모음에 'ㅡ'발음이 섞이는 느낌이 드는지 이걸 살펴보시면 돼요.
언젠가 → 흐언젠가
안녕하세요 → 흐안녕흐세요으
갈 거야 → 그알거야
쪼금 과장되게 표현을 해봤지만, 무슨 말인지 이해되시죠? 섞이지 않아야 할 소리, ‘히응’소리 ‘ㅡ’소리가 섞여 납니다. 이런 소리를 가리켜서 폐쇄성 비음이라고 해요.
이걸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까. 구강음과 비강음을 어떻게 조화롭게 만들 수 있을까. 3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ㄱ) 양희은 씨의 말과 노래 따라 하기
첫 번째는 양희은 씨의 말과 노래를 따라 해보는 거예요. 재밌겠죠? 발음을 굉장히 명확하게 하시면서 비강음이 자칫 과하게 섞이지 않도록 다잡는 발성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따라 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ㄴ) 코를 막고 '가' 발음하기
두 번째 방법은 코를 막고 '가'를 발음해 보는 거예요. 코를 손가락으로 막은 상태에서 입을 작게 벌려서 '가' 해보시고, 크게 벌려서 '가' 해보시고, 또 최대한 크게 벌려서 '가' 해보시는 거예요.
작게 / 조금 크게 / 최대한 크게 입을 벌려서 “가가가”
따라 해 보신 분들은 금방 아실 거예요. 입을 크게 벌릴수록 코가 덜 울릴 겁니다. 코를 잡은 손가락에 진동이 덜 올 거예요. 어느 지점에서 진동이 가장 조화로운지 가장 편안하고 듣기 좋은 소리가 나는지 감을 바로 잡으실 수 있을 거예요.
코 울림과 목구멍의 울림, 그 비율의 차이 느껴지시죠? 내 목소리에 비음이 느껴진다면 최대한 입을 크게 벌려서 말을 해보세요. 별로 크게 활용하지 않는 분은 코로 공기가 다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구강음과 비강음이 조화롭게 되지 못하고 콧소리만 맹맹하게 나요.
그리고 내가 너무 입을 너무 크게 벌린다고 느껴도 실제로 거울을 보면 그렇지도 않거든요.
가능한 입을 크게 벌려서 연습을 해보시고요, 그렇게 연습을 통해 구강음과 비강음의 조화, 이 감을 잡게 되시면 실제 발화에서 연습할 때보다 입을 좀 작게 하더라도 좋은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ㄷ) 내 톤에 맞게 말하기
제가 앞에서 '좀 상냥하게, 생기 있게 말을 하고 싶어서 톤을 올려 말을 할 때 콧소리가 섞였어요.'라고 말씀을 드렸잖아요? 제 생각에 중저음보다는 고음으로, 약간은 얇고 가늘게. 그래야 '상냥하다, 생기 있다' 이런 느낌이 들 것 같았어요. 도레미파솔로 따지면 '솔'음 정도가 되겠죠?
그런데 사실 제가 가진 음역대는 중저음에 가깝거든요. 보이시할 정도로 아주 낮은 소리는 아니지만 아이돌 노래처럼 통통 튀는 음역대는 절대 아니었어요. 그런데 상냥해 보이고 싶어서 아이돌처럼 억지로 톤을 올렸으니, 맹맹한 비음만 나는 게 당연했습니다.
호흡 연습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톤만 올리면 바람이 입으로 안 나가고 코로만 빠져나가거든요.
뉴스를 진행하면서 너무 단조로운 듯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아 톤을 올려본 적이 있는데, 다음날 아나운서 선배님께서 바로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톤을 낮춰 봐. 너한테 안 어울려.”
혹시 콧소리가 과하게 난다면 본래의 내 톤에 맞게 말을 하고 있는지 다시 점검해 보세요. 꼭 톤을 올려야 할 때는 호흡연습 제대로 하고, 후두가 확 올라가지 않게 목구멍을 넓혀둔 상태에서 바꿔보시고요.
2. 큰 소리를 만드는 방법
이번에는 소리를 크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나는 크게 말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소리가 잘 안 나오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억지로 소리를 크게 내면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거나 갈라지거나 쉬어버리기도 하고요, 얼굴이 빨개지면서 호흡마저 가빠지는 분들이 계셨어요.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으셨습니다.
아프지가 않은데 어디 아프냐는 질문을 늘 받기도 하고, 힘이 없게 들린다거나 무슨 말인지 잘 안 들린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고, 의욕 없어 보인다는 오해를 받기도 하고. 그것 참..
그렇다고 항상 큰 목소리가 좋은 것이냐, 그건 아니겠죠. 때에 따라 나지막하고 부드러운 소리를 내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체로 목소리를 작게 내는 것보다는 크게 내었을 때 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해요. 특히 공적인 자리에서는 더 그렇겠죠?
목은 안 아프게, 소리는 크게 한 번 만들어 봅시다. 3단계로 만들 거예요.
1단계. "야!" : 막 지르기
일단 ‘야!” 하고 아주 크게 소리를 질러보는 거예요. 도둑이 방금 내 물건을 훔쳐 간 것처럼. 그래서 한 100미터 앞까지 달아난 것처럼 소리를 마냥 크게 질러보세요. 발성훈련한 거 다 잊어버리고 목에 힘을 꽉 주어도 괜찮습니다.
"야!"
이 단계의 목적은 그동안 한 번도 큰 소리를 내본 적 없는 분들의 마음의 벽을 부수는 것, 그리고 소리를 앞으로 멀리 보내 보는 것입니다.
▷ '야!'의 목적 : 마음의 벽 부수기, 소리 멀리 보내기
2단계. "가!" : 좋은 발성을 담아 소리 멀리 보내기
이번에는 “가!” 하고 소리를 지를게요. 모음을 'ㅑ'에서 'ㅏ'로 바뀌면 목구멍의 넓이가 자연스럽게 달라집니다. 연구개가 비강 쪽으로 올라가고 목구멍이 넓어집니다.
“가!”
이번 단계의 목적은 좋은 발성을 담아 큰 소리 내보기에요. 목구멍을 넓혀서 공명을 담아 멀리 소리를 보내 보는 것.
▷ '가!'의 목적 : 공명을 담은 큰 소리 내기
주의할 점은 'ㄱ'소리를 정확하게 살려야 한다는 겁니다. '까'가 되기도 하고 'ㄱ' 소리 만들어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아요. 제대로 목구멍을 열어서 'ㄱ'을 살리고, 목뒤에서 소리가 울려 나오는 느낌을 포착해야 한다는 것, 꼭 기억해 두세요.
3단계. "각!" : 퍼지는 소리 말고 단단한 소리 만들기
이번엔 'ㄱ'받침을 넣어서 "각!" 하고 소리를 크게 질러봅니다. 받침이 들어가면 퍼지는 소리를 잡을 수 있어요.
“각!”
이 단계의 목적은 단단하고 명료한 큰 목소리 만들기예요.
▷ "각!"의 목적 : 단단하고 명료한 큰 목소리 만들기
혹시 말할 때 입에서 바람이 많이 나오나요? “파하~” 하는 소리가 난다면 소리를 단단하게 모으지 못하고 퍼뜨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마이크가 있다면 ‘퍽퍽’하는 소리가 많이 들어가겠죠.
종이를 한 장 입 앞에 대보세요. 그리고 많이 흔들리게, 안 흔들리게 각각 이야기해 보세요. 일부러 바람을 많이 뿜었다가 머금었다가. 종이가 많이 흔들릴 때 말하기 편하다는 느낌이 든다면, 퍼지는 소리를 내고 있구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왜 퍼지는 소리를 내면 안 될까? 너무 힘들거든요. 안 그래도 큰 목소리 잘 안 되는 사람이 애써 소리를 만들고 있는데, 호흡이 너무 많이 빠져버린다? 그럼 금방 지쳐요. 듣는 사람도 피곤하고요.
단단하게 모아주면서 명료하게 전달되는 큰 목소리를 만들어야 말하는 나도, 듣는 상대방도 편안합니다. 단단하면서 큰 목소리 "각!"으로 만들어 볼게요. 다시 한번,
“각!”
주의할 점은 소리의 크기를 1단계 "야!"와 거의 비슷하게 가져가셔야 한다는 겁니다. 2단계 공명을 넣는다고, 3단계 단단하게 만든다고 소리가 작아지면 안 됩니다.
또 '깍'이 될 수도 있고, '걱'이 될 수도 있어요. 크게 소리를 지르면 나도 모르게 발음이 잘 뭉개지거든요. 'ㄱ'하고 'ㅏ'하고 받침 'ㄱ'이 잘 안 만들어져요. 제대로 음가를 다 살린다고 생각하면서 "각!" 하고 절도 있게, 도둑한테 표창을 팍 꽂아버리듯이 소리를 내는 겁니다.
“각!” 절도 있게!
"각"요법은 제가 서울 MBC에서 아나운서 연수를 받을 때 한 선배님이 가르쳐 주신 발성훈련법이에요. 아나운서 중에서도 특히 단단하고 명료한 소리와 발음으로 소문난 분이셨거든요.
독특한 자기만의 억양과 톤이 있는데 명료하고 단단한 소리와 발음이 더해지니까 그야말로 매력만점 개성 있는 아나운싱이 만들어졌습니다.
저도 좀 개성있는 아나운싱을 하고 싶어서 그 선배의 억양을 따라 해 봤는데요, 저는 이상한 억양만 만들어지더라고요. 기본 호흡, 발성, 발음이 제대로 만들어진 상태에서 나만의 매력을 넣어야지, 그냥 무작정 따라 하기만 하면 오히려 귀에 거슬리는 '조'만 만들어진다는 걸 알았죠.
나만의 말투, 문장의 억양과 리듬 처리, 끝맺음 톤 이런 것들은 역시 기본이 탄탄해야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자, 야에서 가에서 각까지. 아무도 없을 때 연습을 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너무 많이 연습하시면 또 목이 쉴 수 있으니까 적당히 조절하시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