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목표를 위해 먹는 것, 자는 것이 대수랴 아무렇지 않게 투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때로는 점심이든 퇴근이든 개의치 않고 일에 매진한다.
어느 날은 주말, 휴일까지도 목표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시험을 위해 밤샘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 그게 과거의 나였다.
영국에서 시작된 이민생활도 한국에서의 삶 못지 않게 바쁜 하루하루 였다. 미숙한 영어로 인해 신속하지 않은 일처리, 언어로 인해 항상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는 미세한 스트레스, 빽빽한 하루 일정과 To do list를 지워가며 주어진 24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써보겠노라 다짐하며 나를 닥달했다.
40대가 되고 나니 더 이상 안되겠다고 몸이 아우성을 친다.
1년에 한두 번 앓던 감기몸살이 이제는 격월로 찾아오는 듯하다.
예전에는 없었던 몸의 피부 트러블, 특히 얼굴의 가려움과 홍조는 보이는 부분이라 여간 예민하고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괜찮아진 것 같아 안심하면 또 무너지고, 좋아진 것 같다가도 또다시 나타냄을 반복한다.
어느 날 갑자기 발견된 암으로 수술을 하고 회복의 과정을 겪으면서 망가진 면역체계는 내 생각보다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나 보다.
불편한 진실을 말하자면, 병으로 인해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진 체력이 아니라 내 과거의 생활습관이 누적되어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병을 막을 수 없었다고 표현해야 옳을 것이다.
학창 시절, 잠 때문에 할 일을 못했다는 볼멘소리를 하는 친구들을 볼 때면 정신력이 약한 게 문제라고 단정 지었었다. 목표가 있거나 할일이 있을 경우에 난 항상 먼저 잠을 줄이려고 노력했다. 적게 자도 괜찮은 줄 알았다. 정신력이나 습관으로 잠을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알았었다. 잠이란 녀석은 나에게 유난히도 학대를 받으며 살아왔다.
건강을 잃어 본 사람만이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고 하지 않던가?
이제야 깨닫는다. 건강한 생각보다 앞서야 하는 건 건강한 몸이라고.
어렸을 때, 아니 젊었을 때에는 몰랐던 ‘젊음’이라는 어마어마한 체력이 나의 열정과 나쁜 습관을 상대로 잘 벼텨주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어마 무시한 체력이 더 이상 나에게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지금부터 내가 할 일은 잃어버린 면역력을 강화하여 최고의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기본으로 돌아가 내 인생을 정비하는 것이다.
몸과 정신은 연결되어 있다.
피곤한 몸으로 건강한 생각을 하는 건 매우 어렵지만, 건강한 몸으로 건강한 생각을 하는 건 당연하리만큼 쉽다. 유난히 짜증이 나거나 화나는 날, 우울했던 날을 떠올려 보면, 내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 때 였다. 컨디션이 좋으면 안 좋은 것도 쉽게 넘어갈 수 있다. 이것이 몸의 힘이다.
아이한테 건강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해? 물으니.. 주저 없이 3가지를 대답한다.
“잠, 음식, 운동! ”
우리 집 10살 꼬맹이도 알고 있었던 건강의 3요소.
자는 것, 먹는 것, 운동 모두 균형 있게 유지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기본 중에 기본이었다.
지금껏 자는 것과 먹는 것을 무시한 채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 자부했었다.
강한 의지만 있다면야 몸이 혹사되는 것쯤이야 괜찮다고 착각했다. 나는 명백하게 오만했다.
일을 ‘많이’ 하면 성과도 ‘많이’ 얻을 거라 생각했던 나의 과오를 반성하며, 계속 더하기만 했던 나의 신념, 고정관념에서 많은 것을 덜어내려 한다.
그래서, 빼곡히 채웠던 나의 일상도 건강을 위한 루틴으로 느슨하게 정비 중이다.
양질의 휴식을 취하고, 좋은 음식으로 내 몸을 채운다면 적은 시간으로도 집중력 있게 일할 수 있다.
잘 먹고, 잘 자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건강의 기본기를 다지고 있다.
우리의 인생을 이루는 가족, 일, 목표, 관계, 행복 등의 근원은 건강이라는 베이스가 없이는 설 수가 없다.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나를 가장 소중히 대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올바른 식습관, 충분한 잠(휴식), 규칙적인 운동!
인생에서 장애물을 만났을 때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운동의 향상을 원하면 기본 체력을 키워야 한다.
새로 도전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체력을 더 강하게 키워야 한다.
모든 해답은 거기에 있다.
하루하루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기본기에 충실한 인생으로 재정비 중이다.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이 나를 가장 소중히 대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