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로 격리중인 지금과 어울리지 않는 글이네요ㅎ 오늘이 격리 마지막 날입니다. 다행히 별로 아프지 않고 넘어갔어요.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다. 남편의 재택이 길어지면서 몇 번 점심을 밖에서 먹어서 그런가, 아니면 예전 같으면 밀접접촉자로 분류됐을 엄마를 자주 만나서 그런가, 계속 으슬으슬 춥고 두통이 있다. 요 근래 여러 가지로 바빠서 피곤하고 힘들 수밖에 없긴 한데 혹시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요샌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은 게 더 신기한 일이 되어버렸다. 친척들도, 친구들도 이젠 "아직 안 걸렸어?"가 인사다. 대부분 걸리고 회복하다 보니 아직 안 걸린 우리 가족을 너무 신기하게 생각한다. 남편은 회사에서 같은 부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확진이 되면서 담당업무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되어 재택으로 감금당하다시피 했다. 너 하나는 사수하자는 마음인 것 같긴 한데 매일 같이 있으려니 힘든 부분이 많다.
사실 함께 있으면 아이 준비도 나누어 시키고, 말동무도 되어 주고, 오후 시간을 여유롭게 쓸 수 있는 좋은 면도 있다. 하지만 내가 마음대로 시간을 쓸 수 없는 것,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인 점심을 굳이 고민해야 되는 것, 자꾸 회사일로 짜증과 신경질을 내는 걸 보고 있는 건 힘들다. 거기에 집안일만 하는 나와 회사일을 하는 남편이 비교되어 못된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휴직을 왜 나만? 나도 일할 수 있고, 일하고 싶은데!' 그런 억울함이 속에서 고개를 들면 걷잡을 수 없이 뾰족해져 남편을 찌른다. 세상엔 어쩔 수 없는 것도, 꼭 그런 것도 없다는 생각은 결국 괴로움으로 이어진다.
얼른 자야겠다. 괜찮다 생각했던 것들이 아니었나 보다. 불만을 토로한들 달라지지 않을 것들로 괜히 화내고 싶지 않고, 쓸데없는 데에 에너지를 쏟아 아프고 싶지도 않다. 그냥, 힘들고 피곤해서 그렇다. 아이 학교 보낸다고 한 달간 긴장한 것도 있고 말이다.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일로 미뤄두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할 일을 할 수 있게는 해준다. 지금 당장은 눈앞에 있는 것들이 우선이니, 내 마음은 나중에, 그러나 너무 늦지는 않게 알아봐 주면 될 거다. 그래도, 정말 괜찮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