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모니는 정말 작은 마을이다. 생미셀 성당이나 에귀디미디 케이블카역, 기차역 등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모여있다. 식당들과 상점, 마트, 빵집등 번화가를 지나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빙하천 따라 산책하는 것도 재미있다. 어디서나 설산이 보이는 예쁜 마을이다.
빙하천을 따라 걷다 보면 QC 테르메드란 스파가 있다. 몽블랑 산군을 바라보며 뜨건 물에서 놀다가 편한 가운 차림으로 제공되는 안주에 와인을 마시는 사진 속 사람들은 신선 같았다.
노을 속에서 신선이 돼 볼 수 있는 시간을 예약했었다.
오늘 저녁이다.
어제부터 사흘간은 샤모니의 큰 축제 중 하나인 마라톤 대회기간이다. 8월 말에
개최하는 울트라마라톤대회
전에 열리는 트레일 러닝 대회다. 10, 23, 42, 90km의 거리를 각자 체력에 맞게 달리는 마라톤. 거리는 온통 축제 분위기이다. 내일이 대회 마지막 날, 90km를 달린 선수들이 결승선에 들어오는 날이다.
어제 아침 선수들의 출발 모습을 보고 싶고, 그 넘치는 에너지를 함께 느끼고 싶었는데 꼬물거리다 시간을 놓치고 말았다. 내일 저녁엔 결승선에 서서 축하해 줘야겠다. 걷기도 힘든 길을 달려온 그들에게 존경심 가득 담은 박수를 보내고 싶다. 어제 QC 테르메드 근처를 지나면서 그곳을 드나들고 있었던 사람들이 예상보다 엄청 많았던 이유가 축제 기간 때문이란 것을 그때서야 깨닫는다.
노을 속의 우아한 신선이 되긴 글렀다. 제한된 인원을 예약받는다 해도 바글거리는 목욕탕에 거금을 쓴다는 건 항상 따져보는 '가성비'에 맞지 않다. 바로 예약을 취소한다. 계획에서 조금은 어긋나 주는 것이 여행의 참맛이라며 아쉬움을 달랜다.
일곱 번째 트레킹.
세쨋 날, 몽땅베르까지 갔지만 시간이 없어 빙하동굴 Mer de glace을 못 보고 왔었다.
오늘 빙하동굴을다녀온 후, 프라리옹 Le Prarion에 올라 보자 고개 Col de Voza를 거쳐벨뷰 Bellevue까지 걷고 케이블카로 하산할 계획이었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몽블랑 근처의 버스노선은 구글맵과 샤모니앱을 활용하면 쉬웠고 현 위치에서 목적지까지는 구글 길 찾기를 켜고 따라가기만 하면 되니까 걱정이 없었다. 과거에도 여행지마다 구글맵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이번에 오랜만에 사용해 보니 그동안 더 업글이 되었는지 화살표를 길 방향에 맞추면 참 똘똘하게 좌, 우를 우리말로 말해 주어 정말 수월했다.
몽땅베르행 기차역은 샤모니역 왼쪽으로 가면 바로 보인다.사진 속에서 보던 빨간 기차에 오른다.기차 좌석 수에 딱 맞는 인원만큼 태웠지만 꽤 혼잡한 기차에서 커다란 개와 동석하는 행운을누린다 큰 개는 얇은 털 색깔도, 눈망울도 황소의 그것과 닮았다.
젊은 부부인 개 주인은 돌쟁이쯤 돼 보이는 아기도 데리고 있다. 아빠는 아기를 업고 엄마는 개를 끌고 나들이에 나섰다.
몽땅베르 도착, 밖이 훤히 보이는 엘리베이터로 수직 하강한 후, 빙하동굴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간다.
500개 쯤 되는 계단을 내려갔다 올라와야 한다.
이까짓 계단쯤이야 히말라야 촘롱의 3000개 삐뚤빼뚤 돌계단을 오르내린 경력이 있는 2인이니 가뿐히 내려간다.
푸른빛의 빙하동굴
푸른 빙하동굴과 안녕하고 프라리옹으로~~
가고 싶었지만 프라리옹 케이블카가 아직 운행을 안 한단다. 6월 말이었지만 7월이 되어야 케이블카가 모두 운행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케이블카가 운행하는 벨뷰로 올라가 프라리옹쪽으로 갔다 돌아오면 된다. 어차피 같은 구간 트레킹이니.
누구든 걸어봐요 몽블랑. 보자고개위의 밸뷰산장 산악기차길도 보인다
며칠 전에 탔던 산악기차옆을 오늘은 걷는다
또렷하게 보이는 비오나씨 빙하
이젠 우리 집 뒷 산처럼 편안한 밸뷰언덕에서 사운드 오브 뮤직의 마리아처럼 도레미송을 신나게 부르다가 마지막 케이블카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