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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더티브 Feb 09. 2021

N잡러 엄마의 '무경계 팀워크' 비결

[레퍼런서 살롱] 이수지 달리운동장 대표


달리운동장 대표, 운동강사, 폴베리 이탈리아 식료품점 마케터, 에어비앤비 달리하우스 호스트, 소품샵 수바코 알바, 운동처방 대학원 조교, 포포포 매거진 마케터 그리고 엄마까지… 이 모든 걸 하는 한 사람, 바로 세 번째 레퍼런서 살롱 주인공 이수지님이에요.


나의 서사가 누군가에게 레퍼런스가 되는 창고살롱의 레퍼런서 살롱. 진저티프로젝트 공동대표 서현선님<마더티브> 공동창간인 최인성님에 이어 세 번째 살롱에서는 자영업자이자 N잡러 엄마인 레퍼런서 이수지님이 자신만의 경험과 서사를 나누었어요.


수지님은 레퍼런서 살롱을 시작하며 "성공한 이야기가 많이 공유되지만 실패한 이야기가 더 많다"며 "극적인 성공・실패담보다 평범한 사람의 안 망한 이야기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고 말했어요.


©이수지님 발표 자료


근캐, 본캐, 부캐, 좋캐


수지님이 처음부터 N잡러였던 건 아니에요. 맥주회사와 <대학내일>에서 영업과 마케팅을 하며 10년 정도 조직에서 일했는데요.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지만 단편적인 조직의 기준으로 평가받으며 자존감이 점점 바닥을 쳤고, 출산 후 일-육아 병행도 어려워져 퇴사를 결심했어요.


퇴사 후 동생과 함께 창업한 카페,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던 첫 번째 운동 스튜디오로 실패를 경험했지만, 실패를 발판 삼아 달리운동장을 리뉴얼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벌였어요. 조직 밖 동료들과 유연하게 일하며 자연스럽게 새로운 일 문화와 방식을 만들어가게 됐죠.


그렇게 맡은 다양한 역할을 근캐, 본캐, 부캐, 좋캐로 구분해 설명하는 게 인상적이었는데요.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근캐' 엄마, 생계 수단인  '본캐' 운동강사, 그리고 본캐를 서포트하며 확장할 수 있는 여러 '부캐'와 좋아하는 일들로 구성된 '좋캐'까지. "무슨 일을 이렇게 많이 해?"라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수지님은 꼭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일하고 있었어요.


©이수지님 발표 자료


수지님의 레퍼런서 살롱을 앞두고 창고살롱 멤버들은 하나같이 "대체 이걸 다 어떻게 하냐"며 수지님 에너지의 원천을 궁금해했는데요. 그 미스터리가 레퍼런서 살롱에서 모두 밝혀졌어요. N잡의 핵심 비결이었던 '무경계 팀워크'를 비롯해 수지님이 ‘영차영차' 힘을 내 일을 이어갈 수 있었던 4가지 키워드가 있었죠.



1. 무경계 팀워크 (feat. 좋은 사람들)


혼자 다 못해요


수지님이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 데엔 좋은 사람들이 있었어요. 사업별로, 도움받을 수 있는 분야별로 팀을 나눠 유연하게 따로 또 같이 일하고 있었는데요. 그럼 팀원은 누구? 구성원도 때마다 유연하게 바뀐다고 해요. 전 회사 동료,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친구, 어린이집 엄마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어요.


주변에 사람이 많다고 같이 일할 수 있는 동료가 많은 건 아닐 텐데요. 수지님이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일할 수 있는 건 계산 없이 먼저 퍼주는 통 큰 나눔과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 덕분인 것 같았어요. 정말로 마음이 큰 사람이었죠. (^^)


팀으로 일할 때의 장단점은 분명했어요. 가장 큰 단점은 속도가 느리다는 것. 그렇지만 시스템이 부족한 상황에서 효율보다는 괜찮은 사람들을 먼저 버스에 태우고 같이 성장하면서 일하는 게 더 의미 있다고 강조했어요.


©이수지님 발표 자료


2. 전략 보다 생계


모든 레퍼런서들이 멋지다, 대단하다 감탄할 때 수지님은 몇 차례나 "생각만큼 멋있는 일은 아니"라고 강조했어요. 자신은 정말로 밥 먹고 살기 위해 일한다고요. 매일 압박을 느끼고 파산할 수도 있다고도 생각한다고 해요. 이 냉철한 현실감각 무엇(!)


운동강사는 나이가 들고 시간당 페이라는 한계가 있어 지속 가능하게 일할 수 있도록 달리운동장이라는 공간을 열고 팀을 이뤄 일하게 됐고요. 아이 돌 때 요리사가 되겠다며 회사를 그만두고 유학을 떠났던 남편의 레스토랑도 '운명공동체'로서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했어요. 동생 소품샵 파트타임 마케터 일은 중요한 고정 수입이었고요.


수지님은 "간절하기 때문에 목돈을 대출받아 투자했는데 사람들이 그걸 보고 자신의 진정성을 믿어줘 같이 일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지금도 자신의 능력을 돈으로 환산하는 등 객관적인 지표로 스스로 객관화하며 가치를 올리고 있다"고 해요. 이날 살롱에서 본인의 시간당 강사비, 달리하우스 회원 수, 각종 수입 등 구체적인 숫자도 공개해 인상적이었어요.


N잡, 무경계 팀워크... 밖에서는 매력적으로만 보이는 이 모든 게 수지님에게는 '생존' 문제였는데요. "여러분은 아직 배가 덜 고픈 겁니다"라며 뼈도 때려주셨죠. 정신 바짝!


©이수지님 발표 자료


3. 실패 앞에서도 담대하게


수지님의 도전이 처음부터 순탄치는 않았어요. 동생과 창업한 카페, 첫 운동 스튜디오 운영에서 실패를 경험했는데요. 그 밖에도 이날 다 얘기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실패를 겪었다고 해요. 사람 관계에서도 당연히 어려움이 있었어요. 10명을 만나면 10명에게 거절당할 때도 있었다고요.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려면 수많은 실패와 감정노동에 담담해져야 하고 '미움받을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현타'에 매몰되지 않고 다음의 가치를 내다보는 게 중요하다고요. 수지님의 ‘근캐'인 엄마가 바로 그걸 돕는 역할이었는데요. 나로 인해 세상에 온 아이, 책임져야 할 존재가 생기면서 처음으로 내가 나 혼자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왜 살지?', '지금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되었대요. 현타가 오더라도 아이와 가족이 다음의 가치를 고민하고 나아갈 수 있게 해줬다고 해요. 


4. 운동, 운동, 운동!


수지님의 본캐는 달리운동장 운동강사 영차쌤이에요. 첫 번째 운동 스튜디오 창업 2달 만에 목디스크가 생겨 재활로 시작한 운동에 푹 빠져 지금은 수업 외에도 운동을 밥 먹는 것처럼 하고 있어요. 밥 한 끼는 굶어도 세 끼는 못 굶는 것처럼 하루에 적어도 한 번은 한다고요. 매일 40분 유산소&근력 운동을 하는 수지님은 지난 2년간 아픈 적이 없다고 했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달았네요.


수지님은 창고살롱의 살롱IN살롱 프로그램, 운동살롱에서도 멤버들과 함께 운동하고 있는데요. 온라인으로 함께 하는 운동 클래스 외에 #오하운(오늘하루운동)이라는 매일 운동 인증에 정성껏 피드백을 남겨줘 창고살롱 멤버들도 운동에 흠뻑 빠졌다고 해요. 수지님과의 운동이 궁금한 분들은 운동살롱에서 함께 하실 수 있어요.


이수지님 '레퍼런서 살롱'에 참여한 창고살롱 레퍼런서들 ©창고살롱


수지님의 N잡과 멀티 캐릭터는 다양함도 놀라웠지만 질적인 면에서도 알차 더 놀라웠어요. 아니면 말고 식으로 그저 일을 벌이는 게 아니라 누구와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도 중요했던 것이죠.


'무경계 팀워크'라는 새로운 방식을 접한 창고살롱 레퍼런서들의 질문도 이어졌어요.


Q. 팀으로 일하면 장점도 많지만 사람들과 부대껴야 하는 단점도 있잖아요. 그런 맥락에서 팀원을 모을 때 기준이나 팁이 있나요?


"우선 능동성을 보는 것 같아요. 제가 일을 시키는 구조면 일이 안 돼요. 자발적으로 일을 만들어 해야 하죠. 그래서 어떤 모임에서 만나든 먼저 자발적으로 의견을 내는 사람인가를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지금 달리운동장에서 같이 일하고 계시는 선생님은 교육 동기 40명 중 적극성이 가장 좋아서 함께 하게 됐어요. 제가 부족한 시스템에서 일하기 때문에 갖춰진 시스템을 원하는 분들과는 같이 일을 못해요. 창조적인 시스템이에요. (웃음). 또 인성을 중요하게 봐서 지인을 많이 컨택하는 것 같고요. 저한테 없는 능력을 얼마나 갖고 계시는지도 많이 봐요."


Q. 육아는 어떻게 하시나요? 아이는 불만이 없나요?(웃음)


"7살 아이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다녀요. 일주일에 두 번 대학원 가는 날 저녁 시간에만 다른 분들께 돌봄을 맡기고 있는데요. 한 번은 사돈어른이 다른 한 번은 어린이집 아빠가 봐주고 계세요. 원래는 친정아빠가 하루 봐주시기로 했는데 어린이집 아빠가 3시간 때문에 뭐 하러 멀리서 오시냐며 본인이 봐주겠다고 했어요. 미친 감사함으로 대학원 다니고 있어요. 공동육아를 더 맹신하게 됐죠.


아이가 학교 가기 전에 안정적으로 정리하자는 목표가 있긴 한데요. 지금은 주말에도 일이 많아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기는 어려워요. 아이도 불만이 많죠. 완벽할 수는 없어요. 이 부분까지 포장하긴 어려울 것 같네요. 그렇지만 아이에게 양육자가 엄마 하나가 아니라 주변에 여러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또 세상이라는 게 마음대로 되는 아니라는 걸 저와 함께 겪으면서 스스로 탐색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준다고 생각해요. 대신 아이 앞에서 많이 웃고 밝은 모습 보여주면서 키우고 있어요."


두 번째 레퍼런서 살롱 주인공 이수지님 ©창고살롱


수지님은 마지막으로 지금 달리운동장이 세 들어 있는 합정역 근처 28억 원짜리 5층 빌딩의 건물주가 된다면 채워 넣고 싶은 것들에 대해 얘기했어요. 그런데 이걸 채우고 보니 지금 자신이 건물만 없지 모든 걸 다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28억 원짜리 건물주가 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에 건물을 짓는 건물주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어요. 이날 참여한 레퍼런서 분들의 소감을 들으니 벌써 건물을 몇 채나 올리신 듯했어요.


은진님은 "저와 다른 유형의 사람이라 수지님처럼 못 살 것 같다"면서도 "삶의 태도에 감명 받았다"고 소감을 남겼어요. 수지님이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 실패 후 담담하게 털고 다시 일어나는 태도요. 그러면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성을 다 하니 모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죠.


점순님도 수지님의 에너지에 다시 한번 감탄하며 소감을 남겼는데요. "창고살롱 매 세션을 들을 때마다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싶다"며 "회사일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겠고, 옆으로 시선을 돌리면 다른 길도 있을 수 있겠구나 기대하게 된다"고 말했어요. 




창고살롱 시즌1의 마지막 레퍼런서 살롱은 '사실은 대단한 사진관' 대표 이민정님의 '자영업자가 번아웃을 건너는 법'이에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오랫동안 즐겁게 하기 위해 에너지를 조절하며 일하는 방법에 대해 얘기 나누려고 해요.


창고살롱은 앞으로도 창고살롱에 참여하는 모든 멤버들이 자신의 서사를 발견하고, 정리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판을 만들려고 하는데요. 창고살롱 프리시즌에 참여했던 분들이 시즌1의 레퍼런서 살롱을 진행한 것처럼 시즌1에 참여한 분들이 시즌2에서 레퍼런서 살롱을 진행할 예정이죠. 시즌3, 시즌4... 앞으로도 계속 서로가 서로에게 ‘레퍼런서’가 될 거예요. 여성들의 지속가능한 일과 삶을 위한 다양한 레퍼런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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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편집 : 창고살롱 레퍼런서 인성


* 지속가능하게 일하고 싶은 여성들을 위한 레퍼런스가 궁금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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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서사가 레퍼런스가 되는 곳, 창고살롱 소식은 인스타그램에서




레퍼런서 이수지님 인스타그램

@dalli_abighello


첫 번째 레퍼런서 살롱

두 번째 레퍼런서 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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