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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더티브 Dec 19. 2018

강남유모차, 명품아기띠...'있어빌리티'가 뭐길래

[출산용품 다시보기4] 유모차, 아기띠 편


[호갱은 그만! 출산용품 다시 보기4] 유모차, 아기띠 편


아이와 함께라면 언제나 어디서든 필수이고, 가장 눈에 띄는 육아용품이기도 한 유모차와 아기띠. 그래서인지 '강남유모차', '명품아기띠'등 '있어빌리티'를 강조하는 마케팅이 더욱 눈에 띄는데요. 종류와 브랜드가 수없이 많은 데다가 고가의 제품이기도 해서 부모들의 고민이 가장 깊어지는 아이템입니다.


'호갱'은 이제 그만, 출산 준비물 다시 보기! 이번 시간은 유모차와 아기띠를 구입하기 전에 따져봐야 할 것들을 엄마 에디터 4명이 솔직하고 꼼꼼하게 얘기해봤습니다.


임신 30주고 출산 준비 중이에요. 저희 부부가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디럭스 유모차가 있는데 거의 백만 원이더라고요. ㅠㅠ 근데 절충형, 휴대용 유모차도 필요하다고… 정말 모두 사야 하나요? 무척 마음에 들어서 포기가 어려운데 디럭스 한 대로만 쓰는 건 불가능할까요?


A. 우량아, 빌라… 디럭스는 상황에 맞게


- '있어빌리티맘1' 봉봉의 답변


유모차는 역시 디자인이죠!!! 솔까말 디자인 허세가 있었어요. (남편과 전 저희 차를 사는 양 신이 났죠!!) 있어빌리티 유모차를 사기 위해 이틀 연속 베이비페어에 갔어요. 비슷비슷해 보이는 칙칙한 색의 유모차들에 지쳐있을 때 화사한 흰색 가죽의 디럭스 유모차가 제 눈에 쏙! 깊이 박혔어요. 대략 200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을 듣고 포기하려고 했지만 이미 전 중고나라의 노예... 중고 가격도 다른 새 디럭스 유모차 가격과 비슷했지만 눈에 아른거려 결국 샀어요. ㅠㅠ 이 유모차를 끌고 나가면 열에 아홉은 '어디서 샀냐'고 물어볼 정도로 눈에 띄는 디자인이었어요. 저희의 '디자인 허세'는 완벽하게 충족됐죠.


하지만 아이 생각은 안 하고 부모의 디자인 취향만 고려한 결과, 제가 산 유모차는 아이의 발육상태가 평균을 웃돈다면 고르지 말았어야 할 제품이었네요. 저희 아이는 지금까지 영유아검진 키, 몸무게 백분위수가 모두 상위 99%였어요. 16개월 즈음 이미 아이의 몸무게는 유모차 제한 체중인 15kg을 훌쩍 넘었어요. 20개월엔 아이 머리가 햇빛가리개에 닿았고 발은 발판 아래로 삐져나갔어요. 결국 휴대용 유모차를 생각보다 일찍 사게 됐죠. 작아진 디럭스 유모차는 다행히 중고나라에서 제가 산 가격의 반값에 팔 수 있었답니다.


무한한 유모차의 세계 (위 사진은 글 내용과 무관합니다)


- '있어빌리티맘2' 주영의 답변


출산 전에는 디럭스와 절충형 사이에서 고민했어요. 애 낳고 나서는 더 크고 안정적이라는 디럭스로 마음을 굳혔고요. 지인에게서 '흔들린 증후군'을 조심해야 한다고 들었거든요. 갓 태어난 아기 머리는 고정이 안 돼서 많이 흔들리면 뇌가 손상될 수도 있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였어요. 나중에 찾아보니 아주 심하게 흔들리는 경우에만 발생한다고 하더군요. 그때는 잘 몰라서 덜컥 겁이 나 그냥 크고 무거운 디럭스를 선택했어요.


디럭스로 결정하고 나서는 브랜드가 문제였어요. 정확히는 국내냐, 해외냐. 지인들 유모차들을 보니 퀴O, 잉글레OO, 스토O 등 거의 다 '있어 보이는' 해외브랜드 제품이었어요. 그냥 제일 싼 거 사려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죠. 순진하게 '싼 제품 아무거나 샀다가 우리 애만 기 죽진 않을까, 남들이 가난한 집으로 보진 않을까'하는 허황된 마음이었죠. 그렇다고 스토O같이 100만 원이 훌쩍 넘는 제품을 살 형편은 아니고… 결국 80만 원 대의 독일제 디럭스 유모차를 선택했습니다. 애 낳고 퉁퉁 부은 몸으로 베이비페어에 가서 세 시간 동안 돌아보고 골랐어요. (남편은 지금도 베페 얘기만 들어도 속이 울렁거린대요. 질리도록 돌아서.)


하지만 당시 저희 집이 엘리베이터 없는 빌라 3층이었다는 게 함정이었죠. 너무 크고 무거워서 혼자 들고 내려가지 못해 돌 전까지 10번도 못 탔습니다. 생후 6개월 때 10만 원 대 휴대용 유모차를 샀는데, 오히려 그걸 더 많이 탔어요. 휴대용은 세 돌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사용합니다. 유모차는 '있어빌리티'보다 '실용' 측면에서 고르는 게 길게 봤을 때 덜 후회할 것 같아요. 나의 조건과 환경에 맞는 제품을 사는 게 제일 후회가 남지 않을 듯해요.


휴대용이라고 쉽지는 않습니다 (위 사진은 글 내용과 무관합니다)


A. 절충형과 휴대용으로도 충분했어요.


- '백일출국맘' 인성의 답변


첫째 아이 때 절충형 한 대만 샀습니다. 백일 즈음 외국에 나가 1년 정도 거주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이동할 때 부담스러운 디럭스 유모차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늦가을 출생이라 겨울에 외출이 잦지 않을 것 같아 미리 사지 않았고요. 출산 후부터 천천히 알아보다 2달쯤 지나 구매했습니다. 180도로 젖혀지는지, 양대면이 가능한지, 안전한지, 폴딩과 이동이 쉬운지 등을 살펴보았고요. 절충형으로도 안 가본 데 없이 잘 다녔고 이 유모차를 물려받은 둘째도 잘 쓰고 있답니다. 동생에게 유모차를 물려준 30개월 첫째를 위해 저렴한 휴대용 유모차 1대를 더 샀는데 요즘엔 짐차로도 쓰고;; 좋네요.ㅎㅎ


- '뚜벅이맘' 홍의 답변


유모차에 대해서는 별다른 로망이 없었어요. 제가 운전을 못해서 유모차를 끌고 다닐 일이 많을 것 같아 무거운 디럭스는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우리나라 유모차 접근성, 겪어보기 전에는 모릅니다. 10kg 유모차+아이 무게까지 감당하며 유모차를 번쩍번쩍 들어올려야 할 일이 종종 생기죠. 디자인과 핸들링이 마음에 드는 절충형 유모차를 조리원에 있을 때 구매했고 28개월이 된 최근까지도 잘 쓰다가 지인에게 물려줬어요.


중간에 휴대용 유모차를 사서 번갈아 가며 썼어요. 주변에 아이 키우면서 유모차 한 대만 사는 경우는 없는 것 같아요. ‘유모차 한 대로 모든 기능을 다 소화하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각자 상황에 맞게 첫 유모차를 구매하면 좋을 것 같아요.


[마더티브의 Tip]

- 실용성(생활 환경, 아이 발육상태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자
- 디럭스 / 절충형 / 휴대용을 모두 살 필요는 없다
- 하지만 한 대로 모든 기능을 다 소화할 수도 없으니 첫 유모차는 각자의 상황에 맞게 구입!
- 출산 후에 사도 늦지 않다




아까 유모차 물어본 30주 예비맘이에요. ㅠㅠ 이번엔 아기띠요! 알아보니 아기띠랑 힙시트가 따로 인 것도 있고 아기띠 말고 슬링, 베이비랩, 포대기 등 다른 것들도 엄청나게 많더라고요. 아기띠보다는 슬링이나 베이비랩이 예뻐 보이긴 하던데ㅎㅎㅎ 어떤 걸 준비하면 좋을까요?


A. 아기띠와 힙시트가 가장 대중적, 나머지는 각자 상황과 조건에 맞춰 선택


- '아기띠&힙시트 따로1' 봉봉의 답변


전 아기띠와 힙시트를 출산 전에 각각 따로 선물 받았어요. 3.84kg으로 태어난 아기를 안아서 돌보기엔 팔과 손목이 후들후들 너무 힘들고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신생아부터 사용 가능한 아기띠를 바로 꺼냈죠. 자유로워진 두 손, 신세계가 펼쳐졌어요. 그리고 전 겨울에 출산했거든요. 아기띠로 아기를 폭 감싸 안정적으로 안아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하지만 여름이 되니 체온 때문에 더위가 더해져 부모와 아이가 모두 불편해졌어요. 이 땐 접촉 면적이 아기띠보다 적고 허리에만 두를 수도 있는 힙시트로 바꿔 잘 사용했어요.


참, 슬링은 지인에게 빌려 잠시 써봤어요. (소리에 예민한 아이라 아기띠 찍찍이 소리가 재앙에 가까웠죠.) 그런데 저희 아이는 커서 넣고 빼기가 버거웠고 애도 얼굴이 시뻘게지며 온갖 짜증을;; 디자인 호구인 제가 보기에 슬링이 간지나고 예쁘긴 한데 덩치 큰 애라 이번 생에 슬링은 포기했네요…


- '아기띠&힙시트 따로2' 주영의 답변


아기띠는 해외 제품인 에르O로 샀습니다. 해외여행 가는 동생 찬스로 면세점에서 구입했어요. 그땐 예쁘고 있어 보이는 게 중요했거든요. 그리고 좋은 아기띠를 써야 다리 휨을 방지할 수 있다고 들었어요. 10만원 대 아기띠인만큼 기능도 좋겠거니 했습니다.


백일 즈음부터 생후 6개월 전까지, 딱 3개월 정도 썼네요. 아기띠는 아기가 커질수록 엄마 몸에 그대로 하중이 실려서 목과 어깨가 아팠어요. 그러다가 애가 허리를 가누기 시작한 생후 6개월 즈음에 지인이 선물해 준 힙시트를 써봤는데, 완전 신세계였습니다. 아이가 의자처럼 앉으니 생각보다 제 어깨나 허리에 무리가 덜 가는 듯했어요. 빌라에 사는 뚜벅이 엄마인 제게 너무나도 유용한 육아템이었죠. 매일 썼습니다. 외출할 때는 무조건 힙시트를 들고 나갔어요. 온라인에서 가성비 좋은 국내 제품으로 힙시트를 하나 더 주문했습니다. 돌아가면서 빨아 쓰려고요. 힙시트는 생후 30개월까지 썼어요. 우리집 장수 육아템 중 하나입니다.


힙시트라는 신세계를 알았다면 애초에 '올인원' 같은 제품을 알아봤을 거예요. 비슷한 가격에 아기띠와 힙시트 둘 다 쓸 수 있으니까요. '있어빌리티'고 뭐고 지나니 다 무용하네요. 역시 엄마 편한 게 장땡입니다. 다시 산다면 무조건 올인원 살 거예요. (그리고 예비용으로 힙시트를 하나 더 장만해두겠어요ㅋㅋ)


역시 무한한 아기띠의 세계 (위 사진은 글 내용과 무관합니다)


- '아기띠&힙시트 하나로1' 홍의 답변


아기띠만 따로 판다는 건 몰랐네요.ㅋㅋㅋ 아기띠+힙시트 일체형을 썼는데 편했어요. 슬링은 지인에게 물려받았는데 아이가 워낙 크게 태어나서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ㅎㅎㅎ 천으로 돼있으니 힘이 없어서;; 친구에게 물려줬는데 아이가 체구가 작아서 그런지 유용하게 잘 썼다고 들었어요.


- '아기띠&힙시트 하나로2' 인성의 답변


아무것도 모르고 베이비페어에 갔는데 아기띠+힙시트 올인원형이 하나 있어서 그냥 샀습니다. 아기띠 하나 가격과 올인원 가격이 비슷했고 안전성과 디자인도 다른 브랜드에 뒤지지 않아보였어요. 신생아 패드는 별매해서 쓸 수 있었지만 첫째는 3kg, 둘째는 2.4kg으로 태어나 안고 이동하는 데 큰 무리가 없었어요. 그래서 신생아 때는 아기띠를 쓰지 않았고 백일 즈음부터 손목과 허리에 무리가 가길래 그때부터 아기띠를 썼어요. 그리고 전 아기들이 빨리 커서 아기띠에서 힙시트로 두어달만에 금방 바꾸게 되더라고요. 따로 샀으면 진짜 돈 아까웠을 것 같아요.


아기띠와 힙시트를 안 쓰는 부모는 못 본 것 같아요. 그런데 사람마다 체형이 달라 그런지 아기띠가 편한 사람, 힙시트가 편한 사람 각각 다르더라고요. (기본적으로 불편하고 힘듭니다만...) 그래서 첫 구입이라면 올인원이 경제적이지 않을까 싶어요.


아기띠가 너무 패션 테러라 처음엔 조금 부끄러웠어요. (지금은 아무 옷에나 잘 걸쳐요ㅋ) 그래서 베이비랩이란 걸 샀는데 당연히 인스타그램 속 엄마들처럼 예쁘게 안 매어지더라고요. ㅠㅠ 서너 번 쓴 것 같아요. 그리곤 고이 모셔두었다가 다른 친구에게 물려주었습니다. 12년생 아기를 업어 키운 친구가 포대기를 물려주기도 했는데요, 전 너무 어려워서 못 썼습니다. 대신 친정어머님이 지금 둘째까지 유용하게 쓰고 계세요. (엄마 미안 ㅠㅠ)


[마더티브의 Tip]

- 베이비 캐리어는 부모의 손목·허리 등의 보호를 위해 필요
- 아기띠와 힙시트가 가장 대중적
- 아기띠와 힙시트는 따로 구입 가능하나 올인원이 실용적·경제적
- 슬링, 베이비랩, 포대기 등 그외 베이비 캐리어는 각자 상황을 고려해 추가적으로 선택




[출산용품 다시보기 3 - 아기이불, 바디용품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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