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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전 첫 삽을 뜬 모티프원 앞 프레농

공간의 완성은 사람

by mot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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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이맘때의 사진들을 넘겨봅니다.

쌀쌀해지는 아침 공기를 들이마시며 모티프원과 프레농의 정원을 가로지르다 보니 딱 이맘때였던 게 떠오릅니다. 작년 10월 프레농의 건축을 위한 첫 삽을 팠습니다.

아니 첫 포크레인 이라고 해야 할까요?

건축가 두 분과 @ooouur_architects @order_by_attitude

우리 삼형제가 치열하게 정수리를 맞대며 ‘최종의 최종의 최종, 20의 최종’을 거친 도면을 바탕으로 시공사가 드디어 작업을 시작한 날의 사진들입니다.

하지만 이때는 ‘최종의 최종의 최종, 20의 최종’인 도면이 현장에서 많은 변수를 통하여 ‘수정의 수정의 수정, 20의 수정’을 거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요.

19년 동안 익숙했던 공간이 비일상적인 모습으로 다가왔을 때 수많은 감정이 한순간에 밀려왔습니다.

그중에는 두려움이 가장 컸던 거 같아요.(여전히)

제가 가장 두려웠던 모습은 시공 중 문제가 발생하여 그저 흉물스럽게 공사가 멈춰져 있는 건물의 모습이었습니다.

너무나도 감사하게 시공사(대표님 ,현장 소장님, 프레농을 쌓아주신 함께 일하신 모든 분들), 건축가 그리고 감리자의 살뜰하고 섬세한 작품에 대한 열망이 현재의 모습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집을 지으면 어른이 된다고 하지요. 헤이리의 어르신들께 조언을 구할 때도 다정하고 든든하게 응원해 주셨지만, 걱정도 많으셨을 겁니다. 모두 절대 쉽지 않은 일이라 입을 모으셨습니다.

저는 요즘 우스갯소리로 ‘흰머리가 많이 늘었어요!’ 하지만 저와 제 동생들은 실제로 급격하게 흰머리가 많이 늘었습니다.

엄마 같은 아름다운 은발 머리를 지향하는 저로서는 잘 됐다고 생각하는데 동생들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공사를 마치고 꿈에 그리던 프레농에 사람 없는 텅 빈 공간에 고요보다는 적막을 자주 느꼈습니다.

프레농에 사람이 오고간 지 이제 3주, 공간은 사람이 완성한다는 것을 몸으로 체감하며 느낍니다.

우리의 상상과 바람이 누군가에게 가닿을 때, 그때가 참 행복합니다.

_by 이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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