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낀 벚꽃의 품격

by 박동기

올림픽대로와 여의도에 벚꽃이 피었다. 춘천은 아직 벚꽃이 피지 않았는데 1시간 거리인 서울은 하얀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노란 개나리꽃도 피었고 분홍색 진달래꽃도 피었다. 벚꽃이 피었는데 봄비가 내렸다. 봄비가 내린 후 워커힐 호텔의 벚꽃길을 가보았다. 비 온 뒤라 공기는 시원했고 벚꽃들도 꽃봉오리들이 꽃 터지기 직전이다. 워커힐 앞의 벚나무들은 상당히 오래돼 보였다. 거의 고목인 것도 있었다. 이끼를 몸에 두른 고목에서도 꽃은 피었다. 생명과 자연의 신비함을 다시 느끼게 된다. 나이를 많이 먹어 뇌쇠하였다 하더라도 아름다운 벚꽃은 품격을 피워내고 있었다.


품격이 있으면서도 기품이 있는 나무처럼 나이 먹어서 저런 모습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고목에서 피는 벚꽃이 더 매력적이다. 몸에 이끼가 끼어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고 태풍에 잘려나간 가지도 있는 모습에서 피워내는 꽃을 보면 생명의 신비감을 얻게 된다. 이렇듯 인생의 풍파와 광야를 통과하면서 좀 더 부드럽고 품격 있는 삶을 살아가 봐야겠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기품이 있는 모습으로 꽃을 피우고 싶다.


품격이 있는 삶이란 무엇일까?


첫째로, 자기가 하는 일들이 품격이 있어야 한다.

결과물이 품격이 있어야 한다. 중국산처럼 1%가 부족하여 사용하다 금방 고장 나면 안 된다. 물건에 고유 가치가 있어야 하고 전문적이어야 한다. 예를 들면, 떡을 하나 만들더라도 거기에 품격 있는 독특한 맛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서 다양한 레시피들이 융합이 될 것이다. 떡집은 새벽에 나와서 일도 해야 한다. 떡은 흔하다. 그렇지만 기품이 있는 떡은 거의 없다. 어떤 한계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계를 통과하지 못하면 품격이 없다. 프로그래머도 코딩에 가치가 더해지고 품격이 있어야 한다.

가치 있는 프로그램이 되어야 사용자에게 편리함을 준다. 편리함 속에 인간 사랑에 대한 마음이 깃들고 인간을 항상 먼저 생각하는 프로그램이 되어야 한다. 프로그램에는 자기만의 한계를 돌파한 땀이 깃든 코드가 깃들여 있어야 한다. 남과는 차별화된 코드가 있어야 한다. 품격 있는 삶은 자기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결과물도 품격이 있어야 한다.



둘째로, 돈이 좀 있어야 한다.

나이 들어서 돈은 바로 인격이다. 돈도 좀 쓰고 해야 젊은 사람과 어울리게 되고 초라한 노년을 보내지 않게 된다. 돈을 잘 모으고 굴려야 한다. 미련하게 코드만 본다고 부자가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프로그래머로서 성공해서 스타트업으로 대박이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확률이 낮다. 우리는 빌 케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아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름의 재테크를 해야 한다. 자신만의 재산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너무 코드에만 미치지 말고 부동산, 주식, 비트코인 등 미래에 가치 있는 흐름에 주시를 해야 한다. 내가 이렇게 말해도 대부분은 자의든 타의든 다시 코딩에 매달리게 될 것이다. 코딩이 미친 듯이 재미있기도 하고 일정에 시달리면 코딩을 해야 하고 한다. 버그의 장벽에 부딪히면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해 아무것도 못할 때가 많다. 그렇지 않은 시간에는 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본인이 발로 뛰고 전문가를 만나고 듣고 해서 재산을 불려 가는 것이다. 돈은 우리 몸속에 흐르는 피와 같다. 돈은 곧 생명이다.

돈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돈을 천박하다고 말하면 안 된다. 연봉협상에서도 돈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만큼 일을 했으면 요구 사항은 들어줄 것이다. 구두쇠가 되어서는 안 되지만 항상 돈이 생산적이 되도록 해야 한다. 돈은 나이가 들수록 정말 필요하다. 코딩도 중요하지만 인생에 코딩이 전부가 아니다. 돈에 관심을 갖다 보면 코딩할 때도 어느 분야가 전망이 있는지 알게 되고 일도 좀 더 적극적으로 하게 된다. 돈에 관심을 갖다 보면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새로운 시야를 갖게 된다.


셋째로, 가벼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하는 것은 축복이다.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미래를 이야기하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미래를 이야기하며 꿈을 꾸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허풍기가 있더라도 미래를 이야기하는 사람과 대화를 해야 발전이 있다.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하면 늙지 않는다. 미래에 무엇을 해보겠다. 무엇이 잘 될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은 치매도 안 걸리고 나이가 들어도 생명력이 있다. 편하게 대화하는 것이 좋다. 거기에다가 미래를 이야기하면 더욱더 좋다.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을 만나 편한 대화를 나누면 스트레스는 풀리게 된다. 편한 대화는 마음이 회복되는 역사를 느낄 것이다.


넷째로, 그래도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야 매력적인 사람이다.

자기를 사랑해서 자기 관리가 잘 되면 매력적이다. 남들을 사랑해서 베풀 수 있는 여유가 생겨도 품격 있는 모습이다. 자식들을 사랑하고 형제와 자매들을 사랑할 때 정말 매력적인 사람이 될 것이다. 마음에 평안이 와서 남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려면 필요충분조건이 너무 많다. 사랑하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은 매력적이다. 긴 호흡으로 사람을 너그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삶이 품격이 있는 삶이다. 면도칼같이 날카로운 모습보다 자연스럽게 웃어넘기는 여유 있는 사람이 매력적이다. 전쟁터와 같은 현실 속에서 힘들 수도 있다. 그렇지만 아주 가끔은 너그러워지는 시간을 조금을 가져보자.



다섯째로, 나이가 들어도 외모가 잘 관리된 사람이다.

자연스럽게 나이 들어가는 모습이 멋있을 수가 있다. 나이 들수록 외모에 더 철저히 관리를 해야 한다.

그렇다고 얼굴에 보톡스는 맞지 말아라. 60대가 되면 부작용으로 얼굴이 달의 분화구같이 될 것이다.

적절한 운동과 좋은 공기를 폐에 넣어주어야 한다. 제철 음식을 먹어서 면역력을 강하게 해야 한다. 먹는 것이 곧 나다. 야근은 어쩌다 할 수 있지만 자정은 절대 넘기지 말아야 한다. 거기서 끊어야 한다. 자정을 넘기면 몸의 균형이 깨지고 자기 학대를 하는 것이다. 자기 학대하지 말고 그냥 쉬게 만들어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머리 빠지면 머리 심는데 연봉만큼의 의료비가 들어간다. 스트레스받지 말고 그냥 대충 살아야 한다. 대충 사는 것이 머리 빠지는 것보다 낫다. 나이가 든 사람이 젊은 사람보다 멋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고목나무에 벚꽃이 품격 있게 피는 것처럼 말이다. 외모가 잘 관리된 사람은 아마 뇌 건강도 청년일 것이다. 뇌가 청년이면 완숙된 경험에다가 창의력까지 나오면 그 사람은 세상이 감당치 못할 위대한 인물이 될 것이다.


나이가 들어도 품격 있고 존경받는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면 자신만의 품격을 만들어 보자. 이끼 낀 벚꽃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았다. 코딩에 바쁘겠지만 벚꽃 피면 벚꽃 구경 가는 삶의 여유를 만들어 보자. 그것이 품격 있는 개발자이다. 너무 코딩에만 미치지 말자. 주변도 바라보며 살자. 벚꽃은 나이 든 나를 항상 설레게 만든다. 마음이 설레니 오늘은 설레임 아이스크림을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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