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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시_004

컵라면

by 서린

<컵라면>


밥을 먹어야지 하면서

왜 얘한테 무안을 주나


허기질 때 밥은 뜸이나 들이지

얘처럼 가장 빠르게 채워주나


뜨거운 물 갑자기 들이부어도

아무 소리도 안 하고 익어가잖아


밥은 자기 다 됐다고 소리지르고

뒤적이지 않으면 표정 굳어버리고


얘는 열어줄 때까지 기다리잖아

내내 갇혔지만 너만 생각하잖아


그런데 왜 얘한테 무안을 주나

자기도 젓가락 들고 웃을 거면서


얘 같은 애가 세상에 또 어디 있어

그러니까 잠깐이지만 웃어줘라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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