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 메뉴를 준비하는 설렘

by 온천라떼

이 마을에서 카페를 시작하고 난 뒤, 제 삶은 계절의 흐름에 더 민감해졌습니다. 사계절이 또렷한 온천 마을에서는 공기와 풍경뿐 아니라, 손님들의 취향도 계절마다 달라집니다. 그래서 저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작은 메뉴 하나를 새롭게 준비합니다.


봄이면 농가에서 막 딴 딸기와 산벚꽃 향을 담은 디저트를, 여름이면 시원한 강물 소리와 어울리는 청량한 음료를, 가을이면 단풍색을 닮은 고구마나 밤을, 겨울이면 눈 속에서 어울리는 따뜻한 향신료를 담습니다. 시장에서 제철 과일을 만지고 향을 맡으며 “이번에는 어떤 모습으로 손님들 앞에 내놓을까” 상상하는 시간은 그 자체로 즐거운 준비 과정이 됩니다.


물론 설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메뉴를 완성하기까지는 시행착오가 뒤따릅니다. 재료의 비율을 맞추느라 수없이 굽고 버린 케이크, 원하는 맛이 나오지 않아 늦은 밤까지 반복한 시도들. 그러나 그 과정조차도 계절이 주는 선물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손님이 첫 모금을 맛보고 미소를 지을 때입니다. 그 반응 하나가 지난 며칠간의 고민과 피로를 모두 잊게 합니다. 메뉴가 단순해도, 계절이 더해진다는 사실만으로 손님과 저 사이에는 작은 이야기가 생깁니다.


계절마다 새 메뉴를 준비하는 일은 단순히 카페 운영의 일부가 아닙니다. 그것은 이 마을의 리듬을 제 삶에 새기는 과정이고, 매번 다른 계절의 얼굴을 기억하는 방법입니다. 설렘 속에서 시작된 작은 시도가, 결국은 이곳에서 살아가는 이유를 더욱 단단히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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