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립 커피와 제철 케이크로 메뉴를 구성한 배경
카페 메뉴를 정할 때, 저는 화려한 선택지보다 오래 가는 기준을 먼저 세웠습니다. ‘내가 매일 먹고 싶을 만큼 질리지 않는 것’, 그리고 ‘계절의 변화를 담아낼 수 있는 것’. 그렇게 추려낸 결과가 드립 커피와 제철 케이크였습니다.
드립 커피를 중심에 둔 이유는, 커피 한 잔을 천천히 내려 마시는 시간이 이 카페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기 때문입니다. 에스프레소나 라떼처럼 빠르게 나오는 음료도 좋지만, 손님이 주문 후 커피가 완성되기까지의 기다림 속에서 대화가 오가거나, 창밖을 바라보는 여유가 생기길 바랐습니다. 다양한 산지의 원두를 계절마다 바꿔가며, 맛과 향의 변화를 느낄 수 있게 한 것도 같은 이유였습니다.
제철 케이크를 선택한 건, 먹는 즐거움에 ‘계절감’을 더하고 싶어서입니다. 봄에는 딸기, 여름에는 복숭아나 블루베리, 가을에는 무화과나 밤, 겨울에는 감귤이나 사과처럼 시기에 맞는 재료를 활용했습니다. 제철 재료는 신선도가 높고 맛이 풍부해, 케이크 하나만으로도 그 계절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구성된 메뉴판은 화려하진 않지만, 오히려 선택의 여백을 남깁니다. 손님은 커피와 케이크 조합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저는 그 두 가지에 집중해 품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메뉴를 줄이는 대신, 그 속의 깊이를 넓히는 것. 그게 제가 카페 메뉴를 정할 때 세운 가장 중요한 원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