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머리말

by 이진성

이 소설은 인간이 어디까지 자신의 삶과 능력을 넓혀갈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잃고 포기해야 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샤이닝 시티와 섀도우 시티는 단순히 빛과 어둠의 대비가 아니라, 억압과 권력의 문제를 비추는 무대이기도 합니다. 이 두 도시의 대립은 인간다움이 어디에서 지켜지고 어디에서 잃어버려지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또한 극한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욕망과 선택을 탐구합니다. 권력자는 완벽한 질서와 통제를 희망으로 내세우지만 그것은 타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존엄을 무너뜨리는 방식으로만 유지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희망은 결코 완벽하지 않지만 자유의지와 관계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희망의 충돌은 곧 인간성의 충돌이며 그 균열을 집요하게 보여줍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기억과 정체성의 문제가 있습니다. '나는 기억으로 정의되는가, 아니면 지금의 선택으로 정의되는가'라는 물음은 작품 전체를 관통합니다. 또 다른 장치인 큐브 시스템은 해체와 조립이라는 상징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희망의 도구가 될 수도, 파멸의 무기가 될 수도 있으며 결국 인간의 욕망과 선택에 따라 달라집니다.


저는 다양한 작품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미키 17>에서 복제된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의 서사가 이 소설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복제된 존재로 살아가는 인간의 딜레마 속에서 정체성과 자아에 대해 고민했고, 그 외에도 <이퀼리브리엄>에서는 감정이 통제되는 사회 속에서 억압과 권력의 본질을, <아일랜드>에서는 인간의 존엄이 실험과 이익 앞에서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패신저스>에서는 고립된 공간 속에서 관계의 의미가 얼마나 깊이 인간을 지탱하는가를, <메이즈 러너>와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조작된 질서 속에서 자유의지와 체제 순응 사이의 갈등을, <인셉션>에서는 믿음이 현실을 새롭게 만드는 힘과 상상력을, <오징어 게임>에서는 극한 상황 속 인간의 욕망과 선택을 보았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제 안에서 퍼즐 조각처럼 쌓였고 결국 하나의 세계관으로 모여 완성된 것이 바로 이 소설, 트와일라잇 시티입니다.


이 소설은 단순히 스릴과 액션을 담은 SF가 아닙니다. ‘우리는 누구이며,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가’라는 질문을 바탕에 두었습니다. 기술과 권력이 결합했을 때 인간은 어디까지 변할 수 있는지, 인간성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선택의 대가는 무엇인지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단순한 허구의 존재가 아닙니다. 그들은 각기 다른 형태로 우리 안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두려움 속에서 침묵하고, 누군가는 질서라는 이름 아래 자신을 잃어갑니다. 또 어떤 이는 희망을 믿으며 끝내 무너진 세상 속에서도 인간다움을 붙잡습니다. 그들의 선택과 흔들림은 곧 우리의 이야기이며, 그들이 마주한 갈등은 우리가 외면해온 질문이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는 결국, 빛과 그림자 사이에서 인간이 어디에 서 있는가에 대한 기록입니다. 완벽함을 좇는 세계 속에서 흔들리는 마음들, 선택 사이에서 길을 잃어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 혼란 속에서도 여전히 인간으로 남기를 바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