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얼 그레이가
숙녀의 한가로운 독서를 위해
꼬깃꼬깃 검붉게 절은 생애를
토해내느라
콜롬비아 커피가
신사의 여유로운 음악감상을 위해
삼엄한 경계망을 뚫고
뚝뚝 낙하하느라
노랑나비가
깊은 잠에서 깨어나
칭칭 감긴 사슬의 집을
벗어내느라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두 바쁘다
마음 가득
정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