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은 당신의 아량이 아니다.

<플로우> 긴츠 질발로디스, 2025

by 시간
<플로우> 긴츠 질발로디스, 2025
<플로우> 긴츠 질발로디스, 2025

산책을 하며 당신의 옆을 지나가는 개, 공원 가장 따뜻한 곳에 누워 햇살을 쬐는 고양이, 또는 누군가와 함께 하고 있을 햄스터, 기니피그, 토끼와 같은 작은 동물들과 우리는 공존한다. 그리고 우리는 공존한다. 뜬장에 갇히거나 1M 줄에 묶여 죽어야만 그곳을 벗어날 수 있는 개, 위험천만한 도로를 건너야 해 늘 로드킬의 위험을 안고 사는 고양이, 그리고 서식지를 잃어 어딘가를 헤매고 있을 작은 동물들과. 그러나 영화 속 공존은 다르다. 모두가 같은 환경에 처해 같은 위험을 마주한다. 그리고 영화 속 공존은 특별하다. 우리가 막연히 생각만 했던 진짜 공존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공존을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공존을 이룬 생명체 간에 우위란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서로가 행복하게 그리고 서로답게 살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만약 자신의 마음 때문에 누군가가 온전히 존재할 수 없다면, 당연하다는 눈빛으로 자신의 마음을 채울 다를 방법을 찾는다. 동물들이 이룬 이 진정한 공존을 우리는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


고양이, 골든 리트리버, 카피바라, 여우원숭이, 뱀잡이수리는 배라는 한 공간에 함께 공존한다. 그리고 물이라 공통의 위협에 놓여있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은 마치 여행을 떠나는 듯하다. 서로를 존중하는 공존을 넘어, 함께하며 즐거움을 느끼는 공존을 이룬 표정이다. 두 번째 포스터의 양쪽 끝에는 물에 잠긴 무언가가 보인다. 특히 왼쪽에 손을 뻗고 있는 형상을 뒤로한 그들의 모습은 오히려 홀가분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이처럼 공존을 통해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설명하기 어려운 공존의 과정과 결과 속 나타나는 다양한 감정이, 결국 긍정적일 것이라는 이 영화는 우리가 공존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용기를 준다.


당신이 생각하는 공존이란 무엇인가?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공존이란 다른 생명체와 같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는 구체적으로 네 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첫째, 각자의 삶과 삶의 터전이 보호되고 존중받는 것. 둘째, 같이 살아가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는 것. 셋째, 그 노력이 다른 생명체를 위한 아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마지막으로 그 노력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그 누구도 희생되지 않는 것. 우리는 단순히 생명을 부지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 해서 살아갈 수 없다. 안전한 환경에서 기쁨, 슬픔 등의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삶을 채워나가야 한다. 이는 다른 생명체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하나 확실한 건 그들도 그들만의 삶이, 행복이, 즐거움이 존재한다. 우리가 모른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다른 생명체와 공존해야 함을 잊는다. 게다가 종종 착각한다. 우리가 다른 생명체와 공존하는 것이 우리의 아량이자 선이라고. 그들에게는 스스로 생존할 능력이 있다. 그러나 그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우리가 빼앗아간 것이다. 당신에게 물고기를 사냥할 능력이 있다 한들, 그 능력을 사막에서 발휘할 수 있는가? 고된 노력 끝에 오아시스를 발견하고 우연히도 그 안에 물고기가 있고 우연히도 그 물고기가 당신의 손에 잡히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한 번의 허기를 채우기 위해 매 순간 이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 당신의 인생이 얼마나 고될 것인가. 그러나 인간의 보호를 받지 않는 인간 이외의 모든 생명체의 삶이 이러하다. 이들에게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라니. 다른 이의 불가능을 함부로 가늠하는 것도 옳지 않지만, 타인의 가능성을 마음대로 가늠해 그대로 방치하는 것도 옳지 않다.


그러니 우리는 먼저, 우리가 다른 이들의 환경, 삶의 터전을 빼앗았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생활을 처음과 가장 유사하게 되돌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마지막으로 공존이 당신의 아량이 아님을 명심하라. 영화는 분명히 서로가 서로다울 수 있는 공존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그 가능성을 이루기 위해, 이제는 당신의 아량이 아닌, 반성과 진심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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