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입는다는 건 옷으로 말한다는 것

"의"식주 일상실험

by 문성 Moon song Kim

0. 옷을 입는다는 건 옷으로 말한다는 것

때때로 옷으로 확인한다. 내가 원하는 나.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 나와 사람들 사이의 거리 혹은 차이를. 다르게 나를 표현해보기도 하고 사람들의 반응으로 대화한다. 그 자체가 일종의 실험이자 놀이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1. 수트와 운동화

검은색 수트 재킷과 흰 셔츠, 검은색 슬랙스와 흰 운동화. 오늘은 개인적으로 중요한 인터뷰 이어서 다른 중요한 회의가 있다. 공식적인 행사가 둘이나 있기에 예의를 보여주는 동시에 나를 보여주는 것들을 고른다. 중요한 자리일수록 옷차림은 기본적으로 의사소통 수단이자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 될 수밖에 없다. 대화를 채 하기도 전에 상대를 판단하게 하는 그래서 때로는 대화보다도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슬리퍼에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설 때와 수트에 셔츠를 입고 나설 때는 너무나 다르다. 나 자신도 나를 대하는 다른 이들도.


2. 나에 대한 표현이자 사람들과의 대화

더불어 똑같은 검은색 수트차림이라고 해도 어떻게 입는지도 마찬가지. 위 아래 세트인 여성용 정장 수트에 블라우스, 검은색 하이힐과 살색스타킹을 신고 깔끔한 화장을 하는 것은 나하고는 거리가 먼 일이다. 검은색 재킷은 15년 전에 산 것. 여러 군데를 돌아보며 고른 기본적인 스타일이라 유행과는 거리가 멀지만 내 어깨선과 팔길이에 딱맞고 편안하다. 흰 셔츠는 남성용 기본적인 드레스셔츠. 셔츠깃과 팔길이가 나와 잘 맞고 길이도 품도 넉넉해서 바지에 넣어입기도 좋고 정장이 주는 답답함을 보완해준다. 단추를 두개 정도 풀면 더더욱. 슬랙스도 사실은 정장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세미캐주얼. 내 짧은 다리에 잘 맞는 발목에서 떨어지는 길이에 신축성이 좋은 바지라 활동하기 편하고 깔끔한 기본이 되어준다. 구두 대신 활동성이 있지만 단정하게 보이는 양가죽 흰색 스티커즈. 이제는 정장에 흰 스니커즈를 신는 것이 포멀한 시대가 되었지만 물론 여전히 못마땅해하는 어르신들이 있다는 것도 안다. 그들이 나를 못마땅해한다면, 그걸로 나 역시 그들을 판단하는 지표가 되므로 그것도 좋다. 그렇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옷을 입는다는 것, 그것도 어떻게 입느냐는 것은, 그 자체가 나에 대해 표현인 동시에 사람들과의 대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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