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한끼를 소중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견디는 법

의"식"주일상실험

by 문성 moon song

새해를 맞이하며 팬데믹은 더욱 심각해졌고 집에 홀로 있는 시간도 더욱 늘어갔다. 나는 요리에 더더욱 취미를 붙이고 있었다. 집에 있는 재료에 새로운 재료를 더해 새로운 요리를 시도해보고 사진을 찍고 그것을 사람들과 sns로 나누며 수다를 떨기도 하고 소소한 즐거움을 좀 더 새로운 실험으로 만들어볼까 하던 와중에, 사기를 당했음을 알았다.

사기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근 한 달이 지났다. 나는 나를 내 삶에 붙들어 놓기 위해서 기를 쓰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려 애를 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적으로 알게 된 건, 너무나 고통스러운 순간에 나는 아주 사소한 것들로 채워지는 일상에 집중하는 것이 고통을 견디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 지나온 순간들을 더듬으며 그렇게 다시 하루하루에 나의 의식주에 집중해본다. 의식주 일상실험을 기록하는 것에도.

그러나 지난 한 달은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기억나는 것은 요리는커녕 끼니를 떼우는 것도 어려웠다는 것. 신고를 하고 수사를 의뢰하고 피해자로서의 대처를 하는 와중에 나는 절망 속에 모든 의욕을 잃었고 당연히 식욕도 잃었다. 증거를 모으며 사기인 것을 모른 채 한 달을 지나온 것을 깨달았고 그 순간들을 복기하는 것이 너무나 괴로웠기에 12월 후반부터의 시간들을 외면한 채 한 달을 더 보냈다. 고통 속에서. 나는 선택해야함을 알았다. 계속해서 불행 속에 나를 몰아넣은 이들을 떠올리며 그것으로 인한 피해를 곱씹으며 괴로워할 것인지 현재의 상황을 인정하고 피해를 복구하면서도 더 나은 미래를 그리기 위해 노력할 것인지. 당연히 후자로 발을 떼어야한다. 나 자신을 다독이며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의식주일상실험을 돌아본다.


12월의 요리에서 멈춘 나의 기록. 그리고 나는 기록을 이어가려고 핸드폰 속 사진첩을 열었다. 최근 한달은 기억에도 없고 사진조차 찍지 못했지만 그 이전의 한달간 나는 제법 충실히 요리를 했고 사진도 찍어두었다. 나는 사소한 한끼를 소중히 하며 견디기 힘든 고통 속을 지나간다. "생활이 삶을 유지하고 인간으로서 품위를 지켜주는 기본적인 틀이며 일상의 소소한 일처리는 독립적인 삶의 첫 단계이자 삶의 구조화의 토대"라고, "최고의 이타심은 스스로 성장하는 것"이라는 어느 정신과 전문의의 책에서 읽었던 구절을 떠올린다. "한 사람을 구하는 것은 세상을 구하는 것"이라는 프리다 프롬 라이히만의 문장을 인용하며 "스스로 성장해 건강해지는 게 행동과 말과 삶의 궤적으로 함께 성장하게 될 것이며 결국 자연스레 행동, 마음씀씀이, 삶이 세상을 이롭게 할 것"이라는 그 이야기를 되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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