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필요한 인간
사람은 이해할 수 없다.
20대를 보내며 깨달은 이 점은 지금에 와서도 여전하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나는 사람을 대하는 것에 어수룩함이 더 늘어나는 것 같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
이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나이 차가 나는 사람부터, 동갑내기까지, 자연스러운 행동이 제한된다. 내가 입을 열면 열수록 상대방에게 거부감을 들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무 까불었나. 그래, 조심해야지.
그래서 입을 닫게 된다. 이제는 이런 주제로 속 시끄럽게 할 시기는 지났다. 이런저런 사적인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보다 가만히 있는 게 중간이라도 가게 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사람들 사이에서 눈에 띄려 행동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고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르치려 들면 나는 학위를 내려놓아야 한다.
그렇게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은 건 나를 위한 일이었다. 단순히 이젠 볼 일 없다는 이유로 칼처럼 사람 관계를 대했으나 돌아보면 베인건 나였다. 인연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끊어내기 어려운 것이었다.
마음 열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같이 웃고 떠드는 이들 중에 동갑내기가 없다. 대화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은 이야기 중인데, 상반되는 생각이 계속 맴돈다. 나 혼자 웃음 속에 어둠을 찾고 있다. 이런 주제만 10년을 넘게 가지고 있는데, 아직도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는 건 내가 거부했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이들에게도 상처 주기만 했다. 내 자존심 때문이었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지 잘 모르겠다. 10대를 넘어서면, 20대를 넘어서면, 나는 변할 줄 알았다. 보다 나은 사람이 되지 못해 씁쓸하지만, 지금은 내 할 일 하는 게 우선이다. 실력도 없는 이가 인생을 떠들고 있으면 사랑도 우정도 그저 그런 인생이라 생각한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