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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답잖다

함께 갈 수 없는 나이기에

by 정선생

함께 돌아갈 수 없는 소년 소녀에게

오지 않는 버스는 유예된 형벌


바람을 가리지 못하는 정류장은

서로의 체온으로 버티는 둘의

간절한 바람을 막지도 못한다


함께 들어갈 수 없는 소년 소녀가

공동현관 계단에 주저앉았다


11월보다 차가운 시선들

밤보다 어두운 표정

차가운 공기를 겨우 비집는 소년의 속삭임은

어른거리는 소리에 묻힌다

고함을 지를 필요도 없었다


소녀가 흐느낀다

소년은 말이 없다


누군가는 혼자 돌아가야 했다

누군가는 혼자 들어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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