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선생 Jan 15. 2024

뿌리 뽑히는 자의 변명

식물로 태어난 자는 스스로 삶을 시작한 적이 없다

식물로 태어난 자는 스스로 삶을 버린 적도 없다     


식물로 태어난 자는 주어진 자리를 탓하지 않는다

죽을 자리라면 겸허히 죽는 자

죽지 않으려 애쓰지 않는 자     


주어진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자

스스로 뿌리 뽑지 못하는 기구

죽어서도 스스로 사라지지 못하는 슬픈 운명

작가의 이전글 마주치다 맞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