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는 아들과 자식, 남자를 뜻하는 말이면서, 동시에 '사람'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영어의 man에 대응하는 말이 woman인 것처럼, 남자[男子]의 반대말은 여자[女子]이다.
페미니즘 이론에서 보편적 인간은 언제나 남자였다는 사실을 비판할 때, 그 비판은 '남자'와 '여자'라는 한자어에도 유의미하게 작용한다. 왜 '남자인 사람', '여자인 사람'을 지칭할 때 '아들'과 동일한 글자를 사용해야 하는가. 그것은 남자로 태어난 자식만이 보편적 인간을 대표할 수 있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이와 같은 질문은 현재 우리에게 상당한 무게로 다가온다.
아주 닮은 글자. 그러나 전혀 다른 의미를 생성할 수 있는 유의미한 말장난.지금 나는 아들과 자식, 남자, 사람을 대표하는 그 글자에 장난을 친다. 우리를 괴롭히는 '그 글자(子)'를 '여[予]'라는 글자로 바꿔보는 것이다. 마치 '이란성쌍둥이'를 연상케 하는 이 두 글자의 '자리 바꿈'. 어쩌면 어처구니없어 보이는 이 장난이 우리의 사고를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을까.
남성(子) 중심의 사고에서, '나(予)' 중심의 사고로. 그러한 사고를 바탕으로 타인에게 나눠 주고, 함께할 수 있는 사고의 가능성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