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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선생 Jun 25. 2019

가끔은 친구가 있었으면 싶다

feat. 김광석, <혼자 남은 밤>

가끔 후배와 술 한잔 기울인다는 사람을 보면 부러울 때가 있다. 친한 형님과 특별할 것 없는 안주와 소주를 앞에 두고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사람을 보면 그것도 부러울 때가 있다.


나이가 들면 주변에 남는 것은 사람뿐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돈이나 명예를 좇아 살아가다 보면, 주변 사람들을 챙기기 힘들어지고, 나중에 남아 있는 사람이 없어진단다. 부모든 형제든 친구든 연인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업무로 모인 사람들이 뒤풀이를 한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웃으면서, 혹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면서 상대방과 공감하고 있는 듯 보인다. 뒤풀이가 끝나면 작별 인사를 나누고 삼삼오오 혹은 스라소니(시라소니라고 말해야 할까)처럼 혼자 흩어진다. 그들의 표정에는 미소가 남아 있지 않다. 일이 끝난 것이다.


패거리를 이루는 두목들보다, 스라소니가 좋았다. 외로움은 주어지는 것이지만, 고독은 선택하는 것이라던 어느 배우의 말에도 크게 공감했다. 그러나 별 다른 말 없이 소주만 홀짝이는 친구가 있었으면 할 때가 가끔 있는 걸 보면, 나이가 들긴 들었나 보다. 조금 더 생각하면, 어차피 혈혈단신 살다 가는 세상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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