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답잖다

달을 보는 아이

by 정선생

어린 아들이 여름 저녁 하늘에서 달을 찾는다

밤하늘에 뜬 노란 달 그림 보고 익혔을 그 이름을

낮이 채 물러가지 않은 하늘에 흘린 손톱 조각을 보고

집게손가락으로 그 언저리를 가리키며 부른다


해의 위치를 찾아 헤매는 아이들이 없는 건 신기한 일

해를 바라보려 눈을 홉뜨던 어린 시절의 나도

해를 찾으려 애쓰지는 않았다


달빛이 없어도 어둠이 두렵지 않은 요즈음

지상에 뿌리를 둔 빛에 만족하지 못해

가끔은 나도 밤하늘에서 달을 찾는다


어린 아들이 어둠이 깔릴 즈음

창밖을 바라보며 보이지도 않는 달을 부른다

마치 달이 언제나 하늘에 있음을 아는 듯이

보이지 않아도 존재한다는 걸 아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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