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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17. 2022
노력하고 있나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입장에서 누군가를 판단한다. 마뜩잖은 결과에는 비판, 질책, 비난을 쏟아붓기도 한다. 그럴 때 이렇게 말한다.
"이봐, 정말 노력 안 할 거야?"
"너는 노력하지 않아."
"내가 이렇게 노력하는데,
너는 뭐 하는 거야?"
일반적으로 결과를 보고 노력(과정)을 평가한다. 점수가 낮으면 당연히 노력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노력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달라진 게 없으니까 말이다.
결과를 보고 노력 여부를 평가하는 일은 긍정적 결과에서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끝이 좋으니 노력하는 과정에서 범한 잘못은 묻어두는 경우다. 이런 처사는 문제라고 생각하여, 이제는 결과가 좋아도 노력에 문제가 있으면 평가절하되거나 무효화하기도 하고, 좋은 결과가 예상됨에도 도중에 그치게 만들기도 한다.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당신은 충분히(혹은 넘치도록) 노력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것은 대부분 옳다. 그가 노력을 했다면, 매 순간 주의를 기울이며 생활한다면 결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분명한 사실이다.
자동차 광고에서는 퍼포먼스와 연비를 동시에 잡을 것처럼 말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 연비가 좋은 자동차는 자신의 페이스(pace)를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는 자동차다. 갑자기 속도를 높이고 갑자기 멈추는 일을 반복하는 자동차는 연비가 좋지 않다.
물론, 연비가 좋지 않은 차량이 항상 '급'(가속/제동)한 자동차인 건 아니다. 어떤 자동차가 급히 속도를 높이거나, 급히 멈추는 경우는 거의 한 가지 이유로 발생한다. 빨리 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빨리 가려고 하니까 속도를 높이고 속도를 높이다 보니까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방법도 '급'제동이고 만다. 편안한 승차감을 누릴 수 없다.
만약, 천천히 가도록 허락된 자동차가 있다면, 그는 느긋하게 속도를 높이고 아주 천천히 멈출 수 있다. 그러나 너무 느리기에 목적지에 도달하는 시간은 그만큼 늦어질 수 있다. 다만, 몸이 좌우로 흔들리거나 앞으로 쏠리고 뒤로 젖혀지지 않을 것이다.
두 운전자는 모두 노력했다. 한 사람은 빨리 도착하려고 또 한 사람은 동승자에게 편안함을 주려고 노력했다.
두 운전자 모두 안전하게 달리기 위해 노력했다. "자동차를 빠르게 몬 사람은 안전을 등한시했잖아요!"라고 말하기에는, 급제동이 그의 (최소한의) 안전의식을 증명한다.
다만, 한 사람은 편안한 승차감을 위해서는 노력하지 않았고, 한 사람은 빨리 도착하기 위해서는 노력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들은 모두 노력했다.
언젠가 한 강연 프로그램에서 복합 유연성이라는 개념을 봤다. 양극적 직선적 사고가 아닌 순환적 복합적으로 인식하는 특성이라고 했다. 0과 1로 선택하는 것보다는 0과 1을 동시에 사고하거나 0이기도 하고 1이기도 한 상황을 두루 고려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은 매우 좋은 사고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 모든 것을 요구하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두 운전자는 자신이 선택한 부분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목적을 달성했지만, 돌아오는 건 칭찬이 아니다.
아니 왜 이리 난폭하게 운전해요? 빨리 가 달라고 했지 운전을 난폭하게 하라고 한 건 아니잖아요?
저기요, 너무 늦었잖아요. 편안하게 태워달라고 했다고 유모차 몰듯이 가면 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