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친구를 처음 만난 지는 20년이 넘은 것 같다.
고등학교 때 아버지가 소개해 준 친구.
군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 거대하고 강한 남자가 되고 싶다는,
가장 고통스러운 장소에서 고통도 느끼지 못할 만큼, 짧은 순간에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살았던
그때의 나.
스무 살이 되면, 스물다섯이 되면, 서른이 되면 죽을 거라고 수없이 다짐하던 내가
지금은 마흔 살이 되었다.
이 친구는 여전히 나와 함께다. 한동안 모른 채 하며 지냈으나
다시, 나와 함께 하고 있다.
정작 모순된 사실 하나는
거대한 몸집을 가지고 싶은 욕망과 함께 절대 커지고 싶지 않다는 욕망이 공존한다는 사실.
그래서 아무리 들어도 들어도, 내 몸뚱이는 여전히 초라하고 약하다.
물론, 몸뚱이뿐일까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