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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 내가 용기를 내는 방법. 불안해지기

by MrExfluencer

낯선 캐나다 땅에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버스킹과 축제 기획을 했고,


카이스트를 졸업했지만
전공을 버리고 문화기획사를 창업했다.


문화기획사를 포기 한 후
서른 살에 다시 약대 입시를 준비했고,


약사를 그만두고
경험주의 인플루언서가 되기를 꿈꾸는 지금.


사람들은 이런 내 모습을 보고 정말 용감하고 실행력이 좋다고 말한다.
잘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그렇게 매번 새로운 일들을 하냐고.




그런데 사실, 내가 용기를 내고 계속해서 움직이게 만드는 힘은
아이러니하게도 '불안'에서 시작되고 유지된다.


시작은 항상 현실에 대한 불만과 불안에서 비롯됐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행복하지 않은데,

평생 이렇게 살면 어떻게 하지?"


하지만 당연하게도,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건 두렵고 꾸준히 무언가를 실행하고 실천해 나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럴 때 나는 내 단점을 역이용한다.


나는 자존심이 굉장히 센 편이다.
다만, 남들과의 의견 충돌 같은 데서 발동하는 자존심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실망하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자존심이다.


사람들이 나에게 갖는 기대를 저버리는 게 두렵고,

나를 잘 모르는 누군가 내가 하는 일에 대해 "그건 안 돼"라고 말하면, 오히려 반감이 생겨 끝까지 해내려고 한다.


이런 성향은 대부분의 경우이 스스로를 힘들게 만드는 단점이라고 생각하지만,

무언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이런 내 성향을 이용하곤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내 꿈을 이야기하고 다니고,
때로는 돈이나 시간을 투자해 반드시 해내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버리곤 한다.


결국, 나의 실행력도 '남들의 기대를 저버리거나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을 원동력으로 삼는 것이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불안해지는 중이다.

인스타그램에 내 꿈을 향한 하찮은 과정들을 공유하고, 못 지키면 10만원을 쏜다는 공약을 내 걸며 또 다시 스스로를 실패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다음엔 또 어떤 불안이 나를 움직이게 만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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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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