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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이민을 생각한다면 꼭 들어야 할 조언

제주에서 오래, 단단하게 살아가는 법

by 피터팬


10년 전, 나는 제주로 이사했다.


그땐 지금처럼 ‘제주살이’가 대중적인 붐은 아니었다.
대신 중국 자본이 몰려들며, 부동산이 꿈틀거리던 시기였다.
사람들은 땅을 사기 위해 제주를 찾았고,
섬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바뀌고 있었다.


나도 그 시기를 통과하며 이 섬을 택했지만,
내 눈엔 땅보다 바다와 공기,
그리고 조금 느린 삶의 속도가 먼저 들어왔다.


왠지 이곳이라면,
조금은 다르게 살아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나는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제주살이는 ‘이민’이다.
그리고 이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적는다.
제주에서 실패하지 않기 위한 다섯 가지 조언.
2025년, 지속 가능한 제주살이 가이드다.




1. '돈보다 방향'을 먼저 정하라



2020년대 중반, 제주 이주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제주살이 실패담도 많아졌다.


공통점은 단 하나,

“수입을 예측하지 못했다.”


제주는 육지보다 기회가 적고,

소비는 생각보다 더 크다.

렌트비, 차량 유지비, 농지 관리비, 부가 배송료 등

정착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러니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제주에서 뭘 하고 싶은가?”

“지금 내가 가진 기술, 경험, 자본이 제주에서도 통할까?”


당신이 잘하는 일로 제주에 뿌리내릴 수 없다면,

제주는 여전히 관광지일 뿐이다.




2. ‘현지인’과 진짜 친구가 되어라



제주도는 섬이다.

물리적인 거리만큼이나 심리적인 거리도 존재한다.


육지 사람을 여전히 '육지것'이라 부르기도 한다.

경계심은 곧 익숙함의 반대말이다.


하지만 제주도민과 가까워지면

그 어떤 부동산 정보보다 값진 삶의 팁들이 따라온다.


비 오는 날 어디가 물에 잠기는지
어느 병원이 진짜 친절한지
어느 마트가 지역 주민 가격을 적용해주는지


이런 것들은 검색으론 절대 알 수 없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만 흐르는 정보다.


당신이 먼저 진심을 내야

그들도 마음을 열어준다.




3. 제주살이는 결국 ‘생활력’이다



요즘은 너도나도 제주의 전원주택을 꿈꾼다.

돌담 있고 텃밭 있고 장독대 있는 집.


그런데 그 집에 벌레가 얼마나 나오는지,

비 맞고 난 뒤 장판 밑에서 곰팡이가 얼마나 자라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제주살이는 단순한 소비가 아니다.

직접 고치고, 직접 만들고, 직접 싸워야 한다.


싱크대가 막히면 직접 뚫고
방충망이 찢어지면 직접 고치고
간단한 인테리어는 DIY로 해결하고


생활력 없이는 제주에서 오래 버틸 수 없다.




4. 외로움을 감당할 준비는 되어 있는가



제주도엔 풍경이 많고 사람은 적다.

관광객은 많고, 진짜 친구는 적다.


설레며 왔지만

계절이 세 번 바뀌면 고립감이 찾아온다.


친구는 육지에 있고
가족은 명절에도 못 오고
술 한잔 나눌 지인이 없다


이건 생각보다 크고 무서운 감정이다.

그래서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소통’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진짜 관계를 만들지 못하면

제주는 멀고 낯선 곳이 될 뿐이다.




5. 제주에 대한 ‘애정’을 지속할 수 있는가



제주도는 겉으로는 느리지만,

속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개발 압박은 계속되고
렌트비는 서울 못지않으며
주민 간 갈등도 더 늘고 있다


예전처럼 순박한 제주는

이제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중요한 건,

‘왜 제주인가’에 대한 당신만의 이유다.


호기심과 애정이 없으면,

제주살이는 결국 지루해진다.


마지막으로

제주살이는 인생의 리셋이 아니라, 리빌드다.

기존 삶을 부수고 새롭게 다시 짓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엔 비용도, 외로움도, 의심도 있다.


하지만 정말 원하고 준비되어 있다면,

제주는 분명 삶의 새로운 장을 열어줄 수 있다.

당신이 제주에서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잘 살아가는 것’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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