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의 다음 페이지를 펼친다.
퇴사 이후의 삶은
내가 상상하던 것처럼 화려하지도,
누군가의 말처럼 가볍지도 않았다.
달라진 건 단 하나.
이제는 더 이상
‘살아내기 위해 버티는 하루’가 아니라
‘내가 선택해서 살아가는 하루’라는 것.
불안은 여전히 찾아오고,
가끔은 잘한 선택인지
되묻게 되는 날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 질문들은 나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내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
더 또렷하게 보여주기 위한 과정이라는 걸.
퇴사 후의 시간은
일상이 조용히 정돈되는 느낌에 가깝다.
어쩌면 그동안 너무 많은 것들이
나를 밀어붙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제야 비로소
내 마음이 숨을 고르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더 이상
누군가의 기준으로 평가받지 않고,
정해진 속도에 맞춰
억지로 달리지 않는다.
내가 정한 리듬,
내가 고른 방향,
내가 책임질 수 있는 선택으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폼나게 퇴사한다는 건
드라마처럼 멋지게 떠나는 장면이 아니다.
그보다 더 현실적이고,
더 묵직하고,
더 인간적인 일이다.
두려움을 인정하고도
내가 원하는 삶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
그게 내가 선택한 ‘폼’이다.
이제 내 앞에는
아무 글자도 적히지 않은 빈 페이지가 펼쳐져 있다.
하지만 더는 두렵지 않다.
어떤 문장을 쓰더라도
그건 분명
나답게 살아보려는 의지가 담긴 글일 테니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작은 속도로,
그러나 분명한 마음으로
내 삶의 다음 줄을
천천히 이어 쓴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만,
내 삶의 문장은
지금부터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