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받았다고 하는 말의 뜻?

- 그 표현은 어폐가 있는 듯하다

by Cha향기

유년 시절에, '고전 읽기 대회'라는 것이 있었다. 그중에 <옛날이야기>라는 책에서 '은혜 갚은 까치'라는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난다. 한 선비가 아기 까치를 넘보는 구렁이를 죽인다. 그런데 그 선비가 죽게 된 상황에서 까치가 선비를 대신하여 죽고 선비를 살리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아무 대가 없이 받았던 사랑을 '은혜'라고 한다. 까치는 선비에게 받은 은혜를 자신의 생명을 바치면서도 갚았다는 이야기였다.


교회에 다니게 되면서부터 가장 많이 듣게 된 말이 은혜였다.


고등학교 때,

"은혜 많이 받았다."

"은혜 많이 받았어?"

이런 말을 주고받는 것을 들으면, 속으로 그 의미가 참 궁금했다.


은혜받는다는 말의 의미가 뭐지? 몸에 어떤 이상이 나타나는 것인가? 손에 무엇이 주어지는 것인가?


'부흥회'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남들이 하는 대로 앞자리에 앉아서 목청껏 찬양을 하고 통성 기도를 했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이 은혜를 받았다면서 뒤로 넘어지는 분도 있고 '랄라랄라'라며 이상한 소리로 알아들을 수 없는 기도를 했다. '방언기도'라는 것이었다. 나도 부르짖으며 기도를 하니 한 순간에 '따따따따' 하며 나의 혀가 내 의지와는 다르게 말을 해대고 있었다. 신비 체험을 했다. 그 현상이 있다고 해서 별다른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나 자신에게는 아무런 유익도 없었다. 은혜받는 것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내내 의문을 안고 살았다.

학생 신분이었지만 교회생활에 흡수되어 신앙생활을 했었다. 매일 저녁, 학생회 기도회에 갔었다. 사람들은 그런 모습을 보면, '은혜받았다', '충성스럽다', '신앙이 좋다'라고 했었다. 유행가를 부르거나 술을 마시는 것은 죄를 짓는 것이라고 여겼다. 그냥 교회 일을 많이 하면 선한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악한 것으로 여기며 지낸 날들이 있었다. 어쩌면 그때가 가장 은혜의 의미를 모르고 지냈던 것 같다.


'은혜'는 참 멋진 말인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나의 영어 이름을 Grace(그레이스: 은혜)로 정해서 사용해오고 있다. 다른 사람들도 은혜라는 말을 참 좋아하는 듯하다. 그리고 학급당 한 두 명은 '은혜'나 '혜은'이라는 이름이 있다. 자신의 이름이 촌스럽다고 여기는 분들이 '은혜'라는 이름으로 개명하는 경우도 종종 보았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은혜받았다'는 표현의 의미는, '감동받았다', '힐링의 시간이었다'라는 말로 바꾸어서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은혜받았다'라는 표현은, 누군가에게 아무 값없이 큰 도움을 받은 경우나, 죄로 인해 멸망받을 수밖에 없는 사람이 자신은 아무 노력을 한 것이 없는데 거저 죄가 없는 의인이라 칭함을 받았을 때 사용되어야 할 것 같다.

사람들은 은혜받기를 사모하고 또 그런 체험을 생각하면 감동이 되어 눈물을 흘린다. 그래서 저 유명한 어메이징 그레이스라는 노래를 전 세계인 대부분이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https://youtu.be/VkCy8C93kV4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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