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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시poem작 1 15화

강등(降等)

- 인생이 그렇다

by Cha향기

강등(降等)


깃발 날리며 나갔던 분이

정년퇴직 후에 더 바쁘다며 아우성이다

알고 보니, 할머니가 되어

밤낮 주야로 손주를 보신단다


앞에서 세상을 당기 끌던 일 대신

뒤에서 밀어주고

깃발이나 흔들

손뼉 쳐 주는 일로 바쁘시단다


주전 선수라는 이름표 떼고

손주들의 코치가 되어

시간 보낸고 너스레다


세대가 바뀌는 칩이 내장되어

그렇게 굴러가는 시스템이다

인생이란 게 그렇다


백의 종군, 관중되어 사리 응원

"할머니, 시끄러워!"라는 핀잔을 듣는다

존재의 무가치라고 저울친다

그래도 무뎌진 감각 서러운 줄도 모른다


추상같은 호통을 치면

모두가 떨던 때도 있었건만

지나간 것은

한 때 불었던 바람이었다


# 강등 #정년퇴임 #코치 # 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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