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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시poem작 1 16화

노 부부의 외출

- 길에서 해가 저문다

by Cha향기

노 부부의 외출


붉은 재킷 입은 할머니와

지팡이 은 할아버지가 걸어간다

직각만큼 꺾인 허리로


"차 옆 바짝 걷지 마!"

"영감이나 지팡이 잘 짚어."


할머니의 말 펀치에 지팡이가 미끌한다

할머니가 이겼다, 일대빵이다


한 손에 반깁스 했지만 할머니는 당당하다

할아버지는 주차해 둔 차와 차 사이에 들어

게서 허리 한 번 편다

할머니 도로 한 복판에서 허리를


"그것 참, 차 조심하랑께!"

"그 차가 후진하면 영감은 콱 죽어."


그 말에 할아버지가 휘청거린다

스코어는 이대빵이다


오전 내내 투닥거리며 겨우 한 블록 걸었다

침 한 방 맞으 가는 길에 해가 저문다


지팡이를 제대로 짚을지

성했던 다른 쪽 손이 부러지지 않을지

걸음마다 아슬하여

도긴개긴이다


이삼십 년 후의 우리 부부가

타임머신을 타고 데자뷔처럼

걸어가고 있었다


#노 부부 # 타임머신 # 반깁스 #지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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